
17일 울산시청 뒷편 봉월로 60번길 일대. 아파트·주택단지들이 모여있는 해당 골목길은 좁은 도로 폭으로 소방차 진입 곤란 지역이다. 골목길 사거리에는 화재 시 주민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비상소화장치함’이 놓여있지만 굳게 자물쇠가 걸려 사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인근 시민들에게 자물쇠 비밀번호를 아냐고 물어봤으나 다들 고개를 저었다. 인근 주택에 거주하는 A씨는 “안내문에는 분명 주민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소화장비가 있다고 적혀있는데, 정작 비밀번호가 걸려있으니 누구도 사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비상소화장치함’은 소방차의 진입이 곤란하거나 어려운 좁은 도로, 주택단지 등 화재 취약지역에 설치된다. 주민들이 직접 신속하게 화재에 초기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에는 소방호스, 관창, 핸들 등의 장비가 있다.
현재 울산지역 소방자동차 진입 곤란 지역은 28곳(진입불가 3곳, 진입곤란 25곳)이다. 해당 지역 포함 울산 화재 취약지역 전체에 비상소화장치함은 총 171개가 있다.
그러나 비상소화장치함 일부가 자물쇠로 잠겨있어 비상 시 효과적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상소화장치함에 기재된 관할 소방서 전화번호로 연락해 비밀번호를 안내 받은 후에 비상소화장치함을 사용할 수 있는 것.
이에 울산소방은 초기에는 비상소화장치함을 전체 개방했으나 도난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고, 쓰레기를 버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일부 지역에는 자물쇠를 걸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물쇠 비밀번호는 대시민안전교육 등을 진행할 때 인근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상시에 시민들이 비밀번호를 기억해 자물쇠를 열고 비상소화장비를 사용하기까지가 쉽지 않고, 비상소화장치함이 주택 밀집 지역, 전통시장 등 유동인구 많아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구역에 설치되는 만큼 신속한 화재 초동 대응을 위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소방 관계자는 “사용 편의성을 위해선 자물쇠를 걸어두지 않는게 맞지만, 상시 개방해놓을 경우 도난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고민이 많다”며 “비밀번호형 자물쇠로 잠겨 있는 일부 비상소화장치함을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지속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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