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장애 공연·레지던시 등 태부족
지난해 말 기준 울산지역 등록 장애인은 총 5만1473명이다. 이 중 지체장애인이 2만2957명으로 가장 많고, 시각장애인 4790명, 청각장애인 8022명, 지적장애인 4667명 등이다. 장애예술인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고 향유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는 알맞은 인프라 마련이 필요하지만, 울산에는 장애인을 위한 창작공간 등 인프라가 없다시피하다.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애예술인과 이들의 활동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돕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면, 장애예술인이 마음껏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공연·전시 인프라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울산은 남구와 북구 등에서 지역 예술인은 물론 타지역 젊은 예술인의 울산 유입을 위해 작가들에게 작업 공간과 창작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공공 레지던시를 5곳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장애예술인 전용 공간은 없고, 조성된 공간 대부분이 옛 동사무소 건물 등 오래된 유휴공간을 새롭게 단장해 활용하다 보니 승강기 등 시설이 뒷받침 안 돼 장애예술인이 이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울산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지역 5개 구·군에 문화시설이 조성돼 연중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지만,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어해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리플릿 등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공연·전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프라 착착 갖춰가는 타 지자체
대구에는 지난 2021년 장애 학생들에게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교육을 하는 특수학교 ‘대구예아람학교’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예아람학교는 장애 학생들의 예술 재능을 키우기 위해 유치원·초등·중등·고등학교 과정으로 나눠 음악·미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으로 문화예술 감각을 기르고, 학생별 소질과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인근 부산에는 지난 2020년 장애예술인을 위한 창작공간인 ‘온그루’가 문을 열었다. 수영구 수영 고가도로 하부 유휴공간에 조성된 온그루는 전시 공간과 창작실 등을 갖춰 장애예술인으로 구성된 입주작가들이 함께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금정구에 장애예술인과 비장애예술인이 협업해 예술적 표현의 다양성과 사회적 가치를 소개할 창작공간이 새롭게 문을 연다.
또 서울에는 전국 처음으로 장애예술인 창작공간인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가 지난 2007년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지원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장애·비장애 예술인 공동 창작워크숍,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을 위한 담론 형성 프로그램 등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장애예술인들의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고 보장하려면 다방면으로 접근성이 뛰어난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인식도 바뀌고 기존 예술인과 협업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배리어 프리’다”라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