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현실화된 기후위기, 인문과학적 접근도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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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현실화된 기후위기, 인문과학적 접근도 검토해야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3.05.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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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신록의 계절이자 계절의 여왕인 5월, 남아시아 곳곳에 이례적인 고온 날씨가 있었다. 기상학계에서는 이 이상고온이 엘니뇨와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엘니뇨 현상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으로 이는 남아시아 지역과 인도네시아, 호주 지역에 가뭄을 일으킨다. 지구 온난화에 엘니뇨 효과가 더해지면, 전 지구적인 기상이변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계기상기구(WMO)의 전망에 의하면, 올해는 2016년 있었던 수퍼 엘니뇨 때 보다 더 강한 이상기후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지구촌 식량 문제 뿐만 아니라, 자연 환경과 인간의 건강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며칠 전 일본 히로시마시에서 G7 정상회의가 있었다. 폐막 전에 발표한 공동성명의 주요 내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 해소, 세계 경제와 무역, 그리고 식량·안보·노동·교육·국제보건 등 66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그 중 환경과 에너지에 관련된 항목은 단 3개 뿐이다. 당면한 기후위기에 대한 언급 없이, 단지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확대 등 ‘탈탄소’와는 동떨어진 언급만 있었다. 이들 7개국은 지난 60년(1960~2018)동안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이 모두 세계 10위 안에 드는 주요 온실기체 배출국가들이다.

2016년 연간 발생한 온실기체의 총량은 494억t이나 된다. 이중 55%는 해양과 초목에 의해 흡수되고(자연정화), 나머지 45%는 대기중으로 확산돼 온실기체의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7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점을 찾아, 이미 잘 알려진 대체에너지 기술 개발에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소위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대체에너지 분야 또는 온실기체 저감기술 중 한 두가지 이상 분야에서 자신있게 내 놓을 수 있는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 그런데 아직 어느 하나도 기술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 수력, 풍력, 조력, 원자력, 수소에너지, 바이오 에너지 중에서 확실한 기술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과 지원이 있어야 하겠다.

대체에너지 기술 외의 온실기체 저감을 위한 기술은 다양하다. 첫째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이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를 가둬놓을 수 있는 석유 시추 후 빈 공간을 가지고 있다. 둘째, 앞선 건설·건축 기술을 통해 건축물의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탄소량 저감기술, 즉 녹색 건축(Green Building) 및 탄소제로홈(Zero-emission Home) 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통 관련 탄소 저감 기술이다. 현재 연간 약 2억t의 요소수가 소비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휘발유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휘발유의 68.4%)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의 3.6%에 지나지 않는다. 넓은 농지를 가진 나라에서는 많은 양을 제조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 자동차 등에 사용되고 있는 배터리와 수소 전기에너지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철도 운송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도로 교통의 약 20% 정도로 상당히 유익한 운송 수단이다. 우리나라의 넘치는 도로 운송량을 철도 운송에 나누어 주는 것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음식물이다. 소고기 1kg 생산에 30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또한 단위 무게 당 단백질 함량이 비슷한 우유와 두유의 물 소비량을 비교해보면, 우유가 두유보다 13배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음식물들이 매년 10억t 이상 버려지고 있다. 다섯째, 습지 보호에 의한 이산화탄소 자연제거도 매우 중요하다.

이 외에도, 온실 기체 저감을 위한 여러 방안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기후위기 문제는 범 지구적 문제이기 때문에 한두 기관이나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G7 희의에서 보았듯이, 정치적, 경제적 이익만을 앞세우는 국가이기주의와 인간의 탐욕, 이기심, 무관심을 바꾸지 않는 한 자연 과학적·공학적 방안 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인문과학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즉,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 대한 문화적, 종교적, 영적 접근을 통해 나눔과 지구의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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