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단 땅 속은 배관지뢰밭, 안전망 구축 끝까지 마무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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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산단 땅 속은 배관지뢰밭, 안전망 구축 끝까지 마무리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3.06.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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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의 땅 밑은 ‘지뢰밭’이나 다름 없다. 각종 지하 배관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전문가 아니고서는 감히 굴착도 하지 못한다. 그 동안 울산 국가산단에서 배관을 잘못 건드려 폭발·가스누출 사고가 난 게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울산국가산단 지하배관의 안전을 담보할 사업비가 산업통상자원부의 내년 예산안에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명은 ‘울산 국가산단 지하배관 현장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2024년도 산업부 예산에 이 사업비가 편성됐다는 것은 국가경제적으로나 시민 생명 보호 측면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지역 국가산단 땅 밑에는 현재 1500㎞가 넘는 배관이 묻혀 있다. 화학관, 가스관, 송유관, 상·하수관, 스팀관, 전력관, 통신관 등이 실핏줄처럼 지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스관과 송유관, 화학관 등은 특별히 ‘위험관’으로 분류된다. 또 지하배관 중에서는 20년 이상 된 노후배관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일부에는 국가산단 조성 때부터 묻어온 40년 이상 된 배관도 있다.

이에 울산시는 국비 203억원과 시비 87억원 등 총 사업비 290억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국가산단 지하배관의 균열·부식·누출 등 상태를 실시간 진단·관리하는 ‘지하배관 현장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에 25억원밖에 배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예산의 실마리가 풀어지면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 이번 안전관리시스템 사업은 그 동안 이룩해놓은 지하배관 안전망 구축의 마무리 작업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기재부 심의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번에 산업부가 울산산단 지하배관의 위험성을 인정한 것만 해도 적지 않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이 힘을 합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그 동안 울산 시민들이 장기간 폭발·누출 사고 위험에 시달렸던 것을 생각하면 예산안 통과를 설득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특히 지하배관 현장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은 신규 사업이 아닌, 기존 사업과 연계된 계속 사업이라는 점에서 기재부는 반대할 명분이 많지 않을 것이다. 또 이 사업은 많은 국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것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을 뛰게 하는 동맥 역할을 하는 것이어서 충분한 명분이 있다고 할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국가경제와 울산시민들의 생명을 고려해 심사숙고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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