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지금은 로컬관광 시대, 지역축제는 최고의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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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지금은 로컬관광 시대, 지역축제는 최고의 콘텐츠
  • 경상일보
  • 승인 2023.06.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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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

코로나 엔데믹 선언 후 억눌렸던 관광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지역 관광지에서 새로운 일상 경험을 추구하는 로컬관광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3년간 빅데이터(이동통신, 소비지출, 소셜미디어 등), 전문가 심층 인터뷰 그리고 세대별 및 여행 주제별 소비자 설문조사 등을 분석해 ‘2023 국내 관광 트렌드’를 발표했는데 올해 국내 관광의 대표적인 트렌드 중의 하나로 ‘로컬관광’을 꼽았다. ‘로컬관광(local Tourism)’이란 현지 맛집 등 먹거리와 특산품 체험, 그리고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 및 역사 프로그램 등 그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체험하는 관광을 말한다. 이러한 로컬관광은 지역 고유의 관광콘텐츠를 통해 방문객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면서 지역주민의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가져다준다.

지역축제는 로컬관광 최고의 콘텐츠이다. 지역축제에는 지역 고유의 전통과 문화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축제를 일 년 내내 상설화해 방문객에게 보여 줄 수 없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 것인가? 여러 지역축제를 연중 분산 개최해 어느 시기에 방문객이 와도 지역축제를 만나게 해 줄 수 있다면 그것이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울산의 지역축제를 연중 분산해 개최한다면 방문객이 어느 시기에 와도 울산의 축제를 조우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사실 올해 울산의 주요 축제는 5월에 집중되었고, 일부는 축제 기간이 중복되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옹기축제는 5월 5~7일, 쇠부리축제는 5월 12~14일, 고래축제는 5월 11~14일, 장미축제는 5월 24~28일, 공업축제는 6월 1~4일 등으로서 울산의 주요 축제가 상반기에 모두 개최됐고, 하반기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태화강 남구 둔치 쪽에서 개최된 태화강연등축제(5월 12~14일)의 경우 특정 종교의 축제이긴 하나 고래축제의 기간과 겹쳐 축제 기간 내내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서 우리는 울산 지역축제의 개최 시기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는 축제를 개최하기 힘들고 주최 측도 일기를 고려하고 방문객의 참여도를 위해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울산 지역축제의 분산을 위해 역사적·전통적 당위성을 고려하고, 개최 시기를 스토리텔링해 고민해 본다면 다음과 같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장미축제는 장미라는 꽃의 생태적 환경 때문에 5월에 개최할 수 밖에 없다. 둘째, 이번에 새롭게 준비한 공업축제의 경우 울산은 1962년 1월27일 대한민국 최초의 공업지구로 지정됐으며 1962년 2월3일 울산공업센터 조성에 착수했다. 이후 울산은 경제개발계획 전진기지 역할을 하며 근대화를 이끌고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로 거듭났다. 그리고 1962년 6월1일 경남 울산군이 경남 울산시로 승격됐고, 1997년 7월15일 울산광역시로 승격됐다. 따라서 공업축제는 계절적으로 울산이 군에서 시로 승격한 6월1일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쇠부리는 조선후기 철강왕 이의립(李義立, 1621년 7월7일(음력 5월18일)과 관련이 있다. 이의립은 달천에서 무쇠를 발견해 제련법을 터득했고, 이듬해 각종 철을 훈련도감에 바쳤는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달천 광산을 하사받았다. 따라서 쇠부리 축제는 이의립의 탄신일인 음력 5월18일(양력 7월7일 전후)이 좋을 듯하다.

넷째, 고래축제의 경우 장생포는 1986년 1월1일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 포경 금지를 결정하면서 더 이상 고래를 잡을 수 없게 되었고, 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포경에 종사하던 주민 대부분이 이주해 마을이 쇠퇴해졌다. 그러나 2008년 8월1일 고래문화특구가 지정되고 난 후 관광산업에 의해 장생포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따라서 고래문화특구 지정일 8월1일이 역사적 당위성이 높은데 축제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대안으로 제1회 고래축제가 개최된 날이 1995년 9월19일인데, 이날을 검토해 볼 만하지만 좀 더 개최 시기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타 나머지 축제들도 개최 시기에 대한 스토리 발굴은 물론 개최 시기가 중복되지 않도록 울산의 시군구가 머리를 맞대었으면 한다. 그래서 울산의 지역축제를 캘린더로 만들어 울산을 찾는 방문객이 연중 울산의 지역축제를 만끽했으면 한다. 지금은 로컬관광의 시대. 지역축제는 로컬관광의 가장 좋은 콘텐츠이다.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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