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날씨괴담! 그 진실은?
상태바
[맹소영의 날씨이야기]날씨괴담! 그 진실은?
  • 경상일보
  • 승인 2023.06.15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우리가 살면서 손에 꼽을 만큼 정성을 다하는 날은 어떤 날일까? 바로, 결혼식이 아닐까 싶다. 배우 안재욱씨는 최근 늦깎이 새신랑이 되었다. 그는 결혼식 날을 정하기 위해 20년간 6월의 날씨를 모두 검색했다고 한다. 그리고 15년 간 비가 하루도 오지 않은 가장 비 안올 확률이 높은 6월 1일로 확률게임의 운명을 걸었다. 결국 날씨예보의 최고의 승리자가 된 경기 고양에서 석양지 멋진 배경으로 6월의 신부를 맞았다.

최근 인터넷에서 7월에 사흘 빼고 거의 매일 비가 온다는 ‘7월 일기예보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가능한 일일까?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예보이다. 바로, 배우 안재욱씨가 결혼식날을 선정한 가장 기본적인 관측통계가 예보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옛 농가의 날씨속담이 그렇고, 24절기가 그렇다. 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날씨를 수 백년간 경험하며 각 계절적 기후통계를 통해 날씨 패턴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여기에 과학의 기술과 함께 고도화된 기상관측 및 예측기술을 보태 하늘과 땅, 바다, 우주에서 대기와 해양의 기온, 기압, 습도, 풍향, 풍속, 강수량 등 관측된 기상요소를 수집해 더욱 정교한 기상예보를 수집하게 되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변화된 기상정보 덕분에 위험기상으로부터 선제 대응을 펼쳐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오랜 기간 안정화 된 기후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올해 발표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제6차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지구 표면온도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지구 표면온도가 1.1℃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이 2만~3만년인 것에 비한다면 온도가 올라가는 속도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이 20년 안에 1.5℃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도 담겨 있다, 지구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상 기온이 상승하면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기 힘든,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극한의 날씨들이 우리 삶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1.5℃가 바로 지구 스스로가 기후를 회복할 수 있는 한계온도인 셈이다.

앞으로 날씨예보는 단순하게 과거의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한 예측은 어려워질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초래된 지구의 상황을 많은 경험과 풍부한 지식을 갖춘 예보관들의 섬세한 판단 요소는 기상예측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기상청의 실시간 발표되는 수시 기상정보를 우리는 가장 신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검증되지 않은 기상정보의 확산을 막는 법적 규제가 시급하다. 현 기상법은 기상청과 허가 받은 사업자, 국방 목적 외에는 예보를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날씨가 재난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마나 태풍처럼 관심이 뜨거운 기상 정보는 정부의 통제 아래 관리가 진행되어야 한다. 여기에 하나 더, 국민들은 평소 날씨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지식을 습득해 위험기상 상황에서 올바른 기상정보를 구분하고,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