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지역학’이라는 말이 전국적으로 유행이다.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 지역학은 일정한 지역의 지리나 역사, 문화 따위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지역학의 목적은 특정 지역의 역사, 문화, 사회, 정치, 경제 등의 다양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다. 울산의 경우, 지역학은 울산지역의 역사와 인물, 지리, 사회, 경제, 문화에 대해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울산의 뿌리를 찾고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울산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고 울산 사람들에게 울산 사람으로서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지역학’(또는 지역)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역학이라는 제목을 사용한 글이나 행사도 많다. 그런데 그것 중 지역학이라고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드는 것들 또한 많다. 분명 지역학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지역학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지역학의 본질은 그 지역에 관한 내용이어야 한다. 그 지역에 관한 내용을 그 지역의 특성을 살려서 드러내어야 한다. 문화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제목은 분명 지역학 또는 지역이라고 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용은 지역하고는 별로 관계없는 경우가 많다. 분명 지역의 행사인데 지역 사람들은 배제된 채 지역과는 관련 없는 사람의 지역과는 관련 없는 내용인 경우도 있다.
‘지역학’은 미래학이다. 과거는 필요에 의한 사고가 경험으로 이어지면서 지식화했다. 따라서 현실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축적된 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현실에 적용하고 미래를 진단하고 이에 대처하려는 입장을 과학사에서는 ‘패러다임’이라고 한다.
인문사회과학에서는 과거를 바탕으로 해 현실을 재해석하고 이를 미래로 연결하고자 한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도 지역학은 꼭 필요하다. 지역학이 제대로 자리 잡고 활성화해 그 가치를 발휘하려면, 지역학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그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본질을 이해하고 그 본질에 맞게 한다면 지역학은 절로 살아날 것이다.
송철호 인문고전평론가·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