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강, 도시는 항상 강을 끼고 발전해 왔다. 강은 이동 수단인 동시에 농경 생활을 뒷받침하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오늘날의 강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강은 이제 관광 명소이자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파리에 센 강, 런던에 템스 강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한강, 그리고 울산에는 태화강이 있다.
태화강은 한마디로 울산의 젖줄이다. 울산은 태화강의 기적을 이룩하며 대한민국 최대의 공업도시로 성장했다. 이제는 아름다운 태화강의 자연을 토대로 생태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그렇기에 울산의 역사와 문화 모두 태화강을 따라서 흐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올여름 바로 이 태화강에서 특별한 축제가 펼쳐진다. 바로 ‘태화강마두희축제’이다.
중구는 320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줄다리기 마두희를 전승·보전하기 위해 매년 마두희 관련 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성장하고 변화해야 한다. 단순히 이어나가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롭게 발전시켜 나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축제로 승화된다.
그래서 올해는 비슷한 형식, 예측 가능한 내용에서 벗어나기 위해 축제의 방향성을 새롭게 정립하고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그 결과 마두희(馬頭戱)와 태화강이 만났다. 올해 축제는 울산의 중심인 태화강이 지닌 상징성과 마두희의 역사성, 그리고 중구 원도심의 정체성을 함께 담아내고자 기존 ‘울산마두희축제’에서 ‘태화강마두희축제’로 이름을 바꾸고 더욱 색다르고 알찬 모습으로 주민들을 찾아간다.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하나씩 풀어보면, 우선 태화강마두희축제는 우리나라 여름 축제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린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전통 명절인 단오와 연계해 6월23일부터 6월25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된다.
이와 함께 축제 공간도 기존 원도심에서 태화강 일대까지 획기적으로 확장됐다. 차별화된 축제를 만들기 위해 태화강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축제의 소재를 찾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소재는 무궁무진했다. 태화강 일대에서는 웹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수상 줄다리기를 비롯해 치맥 페스티벌, 플라잉 워터쇼, 태화강 그네 타기 등 태화강을 활용한 이름만 들어도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참신하고 이색적인 프로그램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축제의 백미인 큰줄당기기를 비롯해 유치부·초등부 골목 줄당기기, 청년·주민 거리공연, 단오 체험 마당, 마두희 춤 경연 대회, 큰애기 가요제 등 MZ 세대부터 중장년층 세대까지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흥미로운 프로그램들이 기다리고 있다.
축제는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축제의 중심에는 늘 주민들이 있어야 한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축제에 참여해 그 속에 녹아들고 어우러져 즐길 때 진정한 의미의 축제가 완성된다고 믿는다. 태화강마두희 축제가 지역을 넘어 전국, 나아가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민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이웃과 얼굴을 맞댄 채 소통하며, 모두가 즐기며 화합하는 장. 새로운 이름으로 힘차게 출발하는 태화강마두희축제에서 모두를 만나 뵙길 기대한다.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