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초·중·고 학교에 지난 21일 개통된 4세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가 심각한 오류를 드러냈다. 접속이나 자료 이관이 제대로 되지 않고 시험 답안과 같은 민감한 정보가 다른 학교에 노출되는 심각한 사고도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해당 기능 사용을 중지하고 IT업체를 통해 오작동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기말고사 문항 순서를 변경해달라고 공문을 통해 울산시교육청을 비롯한 각 교육청·학교에 요청했다. 울산에서도 혹시 모르는 부작용이 있는지 울산시교육청은 전체적인 상황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이스는 교육부와 교육청, 산하기관과 학교 등이 사용하는 네트워크를 말한다. 4세대 나이스는 교육부가 2020년 9월부터 2824억원을 들여 개발했고, 지난 21일 개통했다. 그러나 개통 첫날부터 로그인이 안 되는 등 오류가 속출했고, 기말고사와 관련해 다른 학교 시험 정답이 인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교육부는 급기야 ‘26일 이후 시험을 치르는 학교는 답지(번호) 및 문항 순서를 변경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수능 변별력 논란에 이어 4세대 나이스 먹통 사태까지 겹치자 교육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나이스는 2006년(2세대)과 2011년(3세대)에 개편이 이뤄졌고, 2020년부터는 온·오프라인 융합수업 등 새로운 교육환경에 발맞춰 4세대 시스템 개편 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1~22일 전국 초등학교 교사 1990명을 대상으로 나이스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9.2%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개통 시기가 6월인 점에 대해서도 교사 97.1%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94.5%는 4세대 나이스 도입 과정에서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국 초중고교 1만2000여 곳에서 지난 21일 일제히 개통된 나이스는 25일까지도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개발한 이 시스템이 개통 첫날부터 먹통이 됐다는 것은 개발과 운영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4월부터 오류를 없애기 위해 기능점검을 꼼꼼하게 했다고 밝혔으나 현 사태를 보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시스템을 하루 빨리 안정화시켜 학교와 학생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단단히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말고사가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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