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동천변’ 명소화는 지역 발전 주춧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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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동천변’ 명소화는 지역 발전 주춧돌
  • 경상일보
  • 승인 2023.06.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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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문경 울산 북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최근 신문에서 울산 북구청이 폭 3.8m의 좁은 외길인 시례잠수교(시례동 7-54 일원)를 약 38억원의 예산으로 8m까지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993년 완공된 시례잠수교는 인근 지구 유입인구 증가와 산업로 확장 등으로 인해 2021년 12월 기준, 하루 평균 2000대로 차량 통행량이 늘었다. 하지만 이곳은 좁은 교량 폭 탓에 차량의 양방향 통행이 불가능해 눈치껏 양보하며 건너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어 해결이 시급하다. 차량뿐만 아니라 동천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로 합류하려는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가 위험천만하게 다리에서 엉키고 있다.

북구청의 시례잠수교 확장공사는 이러한 통행 불편과 안전사고의 위험을 해소하는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더해 평소 생각하던 바도 꺼내볼까 한다. 시례잠수교가 자리한 동천변을 스치듯 지나가는 공간이 아닌 주민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정비하자는 것이다.

북구의 많은 아름다운 길 가운데 요즘 자주 찾는 시례잠수교의 황홀한 저녁노을은 세상 어느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평안과 위로를 준다. 특히나 시례잠수교는 소설가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돌다리(징검다리)를 연상시켜 더욱더 정감이 간다.

고대부터 많은 도시들이 강을 따라 성장했듯 우리 울산도 태화강을 중심으로 주거와 상권이 형성·발전하고 문화와 예술, 스포츠가 자리 잡았다. 북구의 동천 역시 도시의 발전이란 큰 그림에서 중심축이 될 수 있다.

관련해 가까운 도시 부산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겠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과 을숙도를 잇는 낙동강 하구의 구포둑은 정비 전에는 노후화와 수질 악화로 볼품없는 둑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1년께 수질정화시설을 설치하고 생태복원사업을 실시한 후로 주변이 꽃과 녹지로 둘러싸인 관광 명소가 됐다. 현재 구포둑에 가보면 봄에는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 목련이 만개하고 제방 산책길을 따라 자전거길과 보행길이 잘 꾸며져 있어 주민들의 휴식과 여가를 위한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구포둑의 옛 모습과 비교하면 시례잠수교 인근은 여건이 나은 편이다.

이미 동천을 따라 동천교, 외솔교, 삼일교, 시례잠수교 등을 거쳐 가는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고 북구 자연보호협의회가 꽃밭도 가꾸고 있다. 자전거와 보행자 도로가 분리되지 않아 안전 문제가 지적됐던 부분도 행정안전부의 ‘2023년 자전거도로 사고위험지역 안전개선사업’ 공모에 선정되며 확보한 재난안전특별교부세에 구비를 더 해 정비될 전망이다.

다만, 동천의 유지수 확보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에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동천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하도를 정비, 유지수를 확보하려고 한 적이 결과적으론 아직도 미흡한 것 같다고 느껴서다.

하천의 유지수는 하천의 정상적인 기능과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유량이다. 그런데 시례잠수교 인근 동천의 유량은 매곡천과 같은 건천(마른 하천)까지는 아니더라도 풍부하다고 말하기에는 아쉬운 수준이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하천이 범람해 시례잠수교 통행이 통제되지만 이에 반해 비가 내리지 않을 때 유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땅이 물을 머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강’이란 말 그 자체에는 물이 흐른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물이 흐르지 않는 강은 ‘앙금 없는 찐빵’과 다름없다. 현재도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고 있는 동천! 만약 풍부한 물이 상시로 흐를 수 있도록 유지수를 확보한다면 우리 구의 새로운 명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예산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의지를 갖고 다방면으로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울산의 밝은 미래를 위해 북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동천에 주민을 위한 큰 주춧돌이 조속히 놓이길 기원해 본다.

조문경 울산 북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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