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고령층 디지털 정보격차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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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고령층 디지털 정보격차 이대로 괜찮은가
  • 경상일보
  • 승인 2023.06.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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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화 메타버스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동의대 외래교수·부산대 교육공학박사

1950년 A. Turing이 ‘Can machines think(기계도 생각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이래 지금까지 인공지능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사회 전반에 걸쳐 관심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 현재 인공지능이 사회 곳곳에서 활용되고 많은 사람들이 직접 사용하며 그 효과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현 상황에 오기까지 ChatGPT(생성형AI)가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한 것 같다.

이런 사회적 흐름에 편승해 우리 교육도 인공지능에 관한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고 관련 자료도 보급되었다. 현재 개정 중인 교육과정에도 이런 내용이 반영돼 인공지능 등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에 관한 교육을 위해 교육 시수도 증가 되었으며, 교육부는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디지털 교육체제로의 대전환’을 구축해 디지털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현상에 함께하려면 구체적인 디지털 기술을 조작하고, 활용하는 능력인 디지털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정보를 디지털로 생성, 전환, 처리하는 기능만 수행할 수 있다면 디지털 기기 자체에 대해서는 굳이 알고 있을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필자는 현장에서 다양한 수강생들을 만나게 된다. 몸소 체감하는 디지털 정보격차는 같은 공간에 같은 연령대의 학생들인 경우에도 아주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 대상이 성인일 경우에 그 격차는 정말 극과 극인 경우를 참 많이 보게 된다. 교육 대상 중 디지털 리터러시처럼 다양한 격차를 보이는 것도 참 드문 것 같다. 그래서 디지털 리터러시 활용이 필요한 교육과정은 참 힘든 과정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취약계층의 디지털 리터러시의 디지털 정보격차는 어떨까? 정보통신기획평가원 ‘2022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을 100으로 할 때 장애인 82.2%, 고령층 69.9%, 저소득층 95.6%, 농어민 78.9%, 북한이탈주민 91.8%, 결혼이민자 90.2%로 나타났다.

디지털정보화 수준을 측정하는 기준은 컴퓨터·모바일 기기 보유 및 인터넷 사용 가능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인 ‘접근’ 부분, 컴퓨터·모바일 기기 기본 이용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인 ‘역량’ 부분, 컴퓨터·모바일 기기 인터넷 양적·질적 활용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활용’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이런 세 가지 부분을 모두 통합해서 도출된 결과에 따르면 고령층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그다음이 농어민, 장애인, 결혼이민자, 북한이탈주민, 저소득층 순으로 나타났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세 가지 부분의 결과 중 컴퓨터·모바일 기기 기본 이용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인 역량 부분이 모든 계층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교육현장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금융업무는 물론이고 식당이나 공공기관의 키오스크 활용 등 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들이 디지털 기기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차표예매 및 콘서트 예매 등도 모든 것이 디지털 기기사용이 필수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을 하지 못하면 식사도 해결하지 못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요즘 사회의 변화에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고령층의 불편함은 아마 우리가 느끼는 그 이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디지털 기기의 활용은 누가 편하기 위함일까? 누구에게 이득이 생기는 것일까? 우리 모두 현 시점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에 소외되고 있는 대상의 디지털 정보격차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특히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격차의 가장 큰 문제는 좁혀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번 생긴 그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벌어지는 특징이 있다. 거기에는 기기에 대한 거부감 및 학습에 대한 두려움이 내재 되어 있다. 정부차원에서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가장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취약계층인 고령층에 대해 조금 더 세분화되고 구체화된 정책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이미화 메타버스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동의대 외래교수·부산대 교육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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