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의대 선호 현상과 한의사의 피부미용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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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의대 선호 현상과 한의사의 피부미용 시장 진출
  • 경상일보
  • 승인 2023.06.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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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의대 선호 현상이 날로 두드러지고 있다. 강남 학원가에서는 초등학교 의대반에 이어 유치원 의대반 마케팅이 유행하고, 의대 커트라인과 SKY 타 과 커트라인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의 이면에는 의대 정원과 의료 수요의 격차가 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게 되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의대 정원 증가를 통한 의료 인력 공급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의약분업 이후 18년째 의대 정원은 동결된 상태다. 한 해에 약 3000명 내외의 의사가 배출되는데, 앞으로 더욱 늘어날 의료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은 지금 의료 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를 몸으로 실감할 것 같다. 소아과 진료는 오전이면 접수가 마감되기 십상이고, 소아과 진료를 위해서 새벽부터 줄을 서 기다리는 아버지들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소아과 기피현상이 생기고는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로 소아과 진료를 받기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도대체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걸까?

의대 진료과목 중 ‘내외산소’라는 말이 있다. 필수의료 진료과목인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줄임말인데, 전공의들의 내외산소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일반의로서 비보험 미용의료를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훨씬 이득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생긴다. 즉, 비보험 미용의료 일반의들의 수입증가가 모든 의사들의 급료를 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의사들이 항상 이야기하는 불만은 의료수가다. 국가에서 보험진료 수가를 통제해 한국 의사들은 낮은 수가를 받으면서 고생한다는 레파토리다. 하지만 보험 항목을 벗어난 비급여는 정부의 통제권을 벗어난다. 경제가 발전하고 개인들이 부유해지기 시작하면서 미용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대표적인 비급여인 피부미용 의료 서비스 또한 국가의 가격 통제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다.

이로 인해 피부미용 진료 의사들의 수입이 비약적으로 상승했고, 피부미용 일반의들이 밀어올린 의사월급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오른 의사월급을 감당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지방에서는 연봉 3~4억을 조건으로 내걸어도 의사 구하기가 쉽지 않고, 소아과 오픈런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의료 불균형을 해결할 묘안이 있다. 바로 한의사의 피부미용 시장 진입이다. 최근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는데, 초음파 기기 사용이 가능하다면 관련 피부미용 기기 사용도 가능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정부에서도 무분별하게 의대 정원을 확대하기 보다는, 기존 의료 인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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