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올 여름을 대처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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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올 여름을 대처하는 자세
  • 경상일보
  • 승인 2023.06.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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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과거 30년간(1991~2020년) 평균적인 장마 시작일을 살펴보면 제주도는 6월 19일, 남부지방은 23일, 중부지방은 25일에 장마가 시작된다. 즉, 제주와 남부, 중부가 2~3일 간격을 두고 장마가 시작되는 셈이다. 올해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평년보다 장마시작이 3일에서 5일 정도 늦었지만, 중부지방은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장맛비가 내리는 것이다.

장마전선은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 덩어리가 한반도 상공을 차지하고 있는 차고, 건조하고, 습한 공기들을 밀어버리는 큰 공기덩어리간의 싸움이다. 그 경계선이 바로, 전선이고 이 세력들의 힘이 막강해 전선이 정체돼서 생기는 것이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장마철 초반에는 남쪽의 뜨거운 공기의 세력이 세지 않아서 중부까지 정체전선이 북상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간혹 이번처럼 발달한 저기압이 정체전선과 결합할 경우 정체전선을 활성화시키면서 중부지방까지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 2014과 2021년 7월 장마가 그랬다. 특히 이렇게 저기압과 동반해 북상하는 정체전선의 경우는 비바람이 강하게 발달하고, 대기불안정까지 심해져서 좀더 강한 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더욱 더 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올 여름부터 1시간에 50㎜ 이상, 3시간에 90㎜ 이상인 ‘극단적 폭우’가 예상되면 최소 20분 전 기상청이 행정안전부나 지방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위험지역 주민에게 재난문자를 송출하는 체계를 6월 서울 등 수도권부터 시범 운영한다.

시간당 50㎜의 강도가 체감이 힘들 것이다. 보통 5㎜의 비는 우산없이 뛰거나 걸으면서 피할 수 있는 비라면, 시간당 10㎜의 비에서부터는 우산이 꼭 필요하고, 20㎜의 비에서는 우의나 장화, 우산을 쓰고도 비를 맞을 수 있다. 시간당 50㎜의 비는 양동이로 퍼붓는 수준의 아주 강도높은 비이다.

일단, 이런 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20분전의 재난문자는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어떠한 조치를 취한다기보다는 대비의 목적을 두고 행동하는 게 좋겠다. 농가에서 물꼬를 트거나, 주변의 막힌 배수구를 뚫기 위해 나간다면, 갑자기 불어나는 호우에 더 큰 변을 당할 수 있다. 따라서 저지대나 침수위험 구역에 있는 사람들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게 좋다. 또 주변에 그런 위험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함께 이동해야 한다.

재난 문자를 받기 이미 이전에 기상청은 3일간(72시간)의 단기예보를 통해 이런 기상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사전에 수시로 경고조치를 했을 것이다. 따라서 미리미리 기상정보를 참고하는 게 아주 중요한 일이다. 늘 기상청에서도 초긴장하고, 즉시적인 기상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수시 브리핑을 비롯해 상세 기상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너무 먼 미래의 날씨걱정보다 예측의 확률이 높은 단기간의 미래에 대처해서 큰 피해를 입지않도록 대응하는 선진 마인드가 필요하겠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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