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치파업’ 자인한 민노총 총파업, 지역경제 찬물 끼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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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치파업’ 자인한 민노총 총파업, 지역경제 찬물 끼얹는다
  • 경상일보
  • 승인 2023.07.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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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3일부터 2주간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울산지역 조합원들도 적지 않은 수가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노총 울산본부는 3일 울산시청 앞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고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울산을 비롯해 서울·경기·인천·부산·경남 등 전국 15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 가운데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7~11일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바야흐로 울산이 파업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파업은 15일까지 산별노조 순환파업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며, 조합원 120만명 중 40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울산에서는 오는 12일 현대자동차 노조가 오전·오후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현대중공업 노조도 부분파업을 벌인다. 민노총은 “민주노총 조합원 120만명이 단결해 윤석열 정권을 몰아내고 노동 중심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총의 구호를 보면 이번 파업이 정치파업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특히 핵심 의제의 하나로 ‘일본 핵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을 상정한 것은 국민들이 봐도 그 의도가 의아해질 정도다. 후쿠시마 오염수와 노조 파업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이런 상황에서 걱정스러운 것은 수출과 경기침체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중소상인, 서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울산의 경우 고물가·고금리에 소비여력이 갈수록 감소되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6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4로, 전월(73) 대비 9p나 하락했다. 울산지역 제조업 BSI는 지난해 7월(100) 이후 23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경기가 나빠지면 피해는 서민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최근 쟁의발생을 결의한 것도 매우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노조는 지지부진한 교섭에 따른 합법적인 단체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상급단체의 파업 지침을 따르기 위해 파업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파업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다. 다만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관행적인 파업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다. 당국은 평화적 집회와 시위는 적극 보호하되 법치주의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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