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동구 서부동의 한 아파트 단지로 연결되는 도로의 주차선이 최근 흰색 실선에서 황색 실선으로 변경돼 일부가 ‘탄력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해당 아파트는 가구당 주차대수가 0.55대에 불과한 만큼 주차난이 심각한 곳이다. 이전까지 해당 장소를 주차장으로 이용하던 주민들은 주차할 공간을 잃게 됐다. 이에 일부 입주민들은 탄력 주정차금지구역 지정으로 주차난에도 시달리게 됐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동구는 주택 단지가 밀집돼 있는 대송동, 화정동, 서부동 등 일원을 중심으로 주차난과 불법주정차 민원이 잦다. 지난해 제2회 동구살리기 주민대회가 진행한 설문에서 설문 응답 2만3328표 중 주차 문제해결을 원하는 구민이 19.1%(4460표)에 달할 정도로 구민 관심도가 높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취임 이후 복합 공영주차장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주차문제 해소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보인다. 동구의 가용 예산이 부족하고, 주차장을 조성할 만한 유휴부지를 찾기도 힘들다. 부지가 있더라도 매입 과정에서 토지 보상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아 진척이 더디다.
하지만 주차면수 부족이 동구 주차난의 주된 원인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동구 자료에 따르면 동구의 주차장 확보 면수는 6만4000여대다. 주차장 확보율은 101% 가량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소화가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동구는 일부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거리에 공영주차장이 있음에도 집 근처 도로에 주차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운전자의 시야방해, 병목 현상 등으로 인한 문제, 주차 문제 등이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또 일부 무료 공영주차장의 알박기식 주차도 문제다. 시장 등 목적형 주차장의 장기 주차로 이용자들은 외부에 주차할 수밖에 없다.
이에 동구는 이용자 무료 공영주차장을 유료로 전환하고 있다. 주차장 유료화로 장기 알박기식 주차문제를 해결하고 올바른 주차장 이용 문화를 주도하겠다는 계산이다. 인기 해양 관광지인 슬도 방어진항 주차장이 지난 2월 유료로 전환됐고, 일산해수욕장 공영주차장도 오는 28일 유료화될 예정이다. 평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대왕암공원 주차장도 9월께 유료화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유료화 전환으로 주민들의 반발도 있으나, 동구지역 대부분의 공영주차장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는 등 밤시간대 공영주차장을 적극 활용한다면 일부 주차난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바른 주차장 이용 문화와 동구의 적극적인 행정력이 더해진다면 주차난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상민 사회부 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