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의과학자 양성 공동 커리큘럼을 확정했다. 의과학자란 의사 면허를 갖고 치료제·백신 등 신약 개발과 난치병 극복 등 과학연구에 집중하는 과학자를 의미한다. 이번에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과 의과대학이 협력해 의과학자를 양성하는 커리큘럼을 확정한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울산은 안 그래도 유망한 미래산업으로 바이오 분야를 선정,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의과학자 양성 커리큘럼은 울산의 바이오 산업에 큰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에 새롭게 개설되는 이번 커리큘럼 교과목은 의과학 AI·의과학생물통계 등 2개 필수과목, 게놈학 개론·정밀의료개론·의료영상 개론·재활재생 개론·뇌인지공학 개론 등 5개 선택과목 등 총 7개다. 울산대 의예과 1학년 학생 40명 전원은 오는 9월부터 2개 필수과목과 5개 선택과목 중 최대 6과목을 듣게 될 예정이다. 학생들은 교과목이 임상 분야에서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수업에는 UNIST 학생들도 함께 수강하며, UNIST 학생 연구·창업 동아리에도 참여하게 된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실전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고, 미래 의사·과학자 간 인적 교류를 강화하게 된다.
두 기관이 의기투합해 의과학자 양성에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는 매우 드문 케이스다. 특히 울산지역 내에서 두 기관이 자율적으로 커리큘럼을 만들어낸 것은 울산시민들에게 칭찬받을 만하다. 사실 UNIST와 울산대는 지난해 7월 ‘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학술 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HST(Health and Science Technology) 프로그램’ 운영을 준비해왔다. 이번에 완성된 커리큘럼도 HST 프로그램 중 하나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 6월8일 ‘울산 바이오산업 활성화 전략 발표회’를 개최한 바 있다. 김두겸 시장은 이 자리에서 2030년까지 2500억원을 투입해 울산을 ‘바이오산업 거점 도시’로 도약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가운데 지난달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청한 ‘멀티오믹스 기반 난치암 정밀 진단 및 치료 기술 상용화 기술 개발 사업’ 예산 30억원이 반영됐다. 이 예산은 한 때 과기부에서 전액 삭감돼 부활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됐으나 과기부는 막판에 사업 필요성에 공감해 30억원 전액을 승인했다.
이렇듯 울산은 한걸음 한걸음 ‘바이오산업 거점 도시’로 다가가고 있다. 이번 의과학자 양성 커리큘럼은 의료 취약 도시 울산에 또 한번 용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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