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도심융합특구를 ‘혁신, 여성, MZ세대’에 초점을 맞춘 대한민국의 ‘제조·스마트 산업 혁신 허브’로 조성한다는 기본방향을 설정했다. 자동차·석유화학·조선 등 3대 제조업이 고착화된 울산의 산업에 신산업·기술 혁신을 가하고, 여성과 MZ세대 청년층이 뿌리를 내리도록 정주와 교육·문화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도심융합특구가 인구 유출로 광역시 소멸 위기에 직면한 울산의 미래 지도를 바꾸는 혁신 거점이 되도록 세밀하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울산시는 ‘울산 도심융합특구 기본계획 수립 연구 용역’을 내년 5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지정된 울산 도심융합특구는 제조업과 ICT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시의 추진 방향을 보면 중구 혁신지구는 제조 기반 ICT 서비스 산업, 기후테크산업 혁신 실증·확산 및 산학연 혁신 허브를 구축한다. 또 KTX역세권 지구는 부울경 제조 혁신·고도화 전진기하 및 MZ·여성·로컬크리에이터의 정주·교육·문화 허브로 조성한다. 수소·ICT·IOT 결합 스마트도시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울산은 산업·일자리·정주 측면에서 수도권은 물론 인근 도시와의 경쟁에서도 뒤처져 MZ세대와 여성, 창의 인재, 기업 등의 이탈이 심각한 지역이다. 인구 순유출은 2015년 이후 벌써 8년째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3년 연속 인구 순유출률 전국 1위를 나타낼 정도로 여성과 청년층 등의 이탈 속도가 빠르다.
특히 일자리 부족으로 여성의 순유출이 심각하다. 지난해 울산의 여성 고용률은 47.1%로 17개 시·도 중 최하위다. 지난해 울산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 설문조사 결과 지역 청년 여성들이 울산을 떠나는 이유로 ‘남성 중심 산업 구조’와 ‘여성 일자리 부족, 적은 급여’ 때문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절반에 달했을 정도다. 주력 제조업(61.0%)의 성장력 둔화에 여성 일자리 부족까지 겹치면서 청년층 이탈이 많아지고 있다.
울산 도심융합특구는 울산의 미래를 밝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 만큼 혁신적인 신산업을 창출하고, 여성과 MZ세대가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용역 과정에서 지역 기업과 청년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할 것이다. 울산이 지방소멸의 위기를 떨쳐내고 제조혁신 도시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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