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구천 암각화 등재,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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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반구천 암각화 등재,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 경상일보
  • 승인 2023.07.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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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겸 울산시장이 17일 입장문을 통해 “우리의 소중한 유산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마침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한 국내 절차를 모두 마쳤다”며 “이로써 울산의 숙원 사업이 13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국내 절차가 완료됐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앞으로 다가올 힘든 고비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 울산시와 문화재청의 관련 전문가들, 그리고 시민들의 성원이 없이는 어느 고비에서 중단될지 모르는 상태다.

문화재청은 13일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를 열고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지난 2010년 1월 잠정 목록에 등재된 지 약 13년만이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올해 9월까지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서 초안을 내고, 내년 1월 최종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이후 내년에 등재신청서 심사, 실사단의 현지 심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2025년 7월께 세계유산으로 최종 등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낙관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구천 암각화 등재의 최대 관건은 역시 암각화 침수 예방대책이다. 암각화는 수위 53m부터 하단부가 물에 잠기기 시작하는데 비가 많이 내리면 침수된다. 따라서 내년 초 국제심사 첫 단계인 이코모스 실사를 받을 때까지 구체적인 암각화 보존책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사연댐 여수로 건설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울산 맑은 물 확보 방안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시는 오는 20일 환경부, 문화재청, 낙동강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침수대책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여수로 설치로 인한 사연댐 수량 감소분은 어떻게 해결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김 시장은 국내 절차를 마친 것과 관련해 “세계적인 유산을 품은 문화역사 도시로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인이 울산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공은 세계유산위원회로 넘겨졌다. 국제 심사에서 떨어지면 다시 처음부터 국내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물공급과 문화재 보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만하지 말고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를 더욱 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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