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울산도서관 장강명 소설가 강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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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울산도서관 장강명 소설가 강연 후기
  • 경상일보
  • 승인 2023.07.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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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은경 을신 삼신초등학교 교사

울산도서관에서는 책 읽는 문화 정착 및 확산을 위해 독서문화진흥행사를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그와 같은 취지로 도서관에서는 매월 ‘문화가 있는 날’ 행사가 열린다. 울산도서관은 ‘문화가 있는 날’에 어린이 뮤지컬, 북토크, 영화와 같은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선보인다.

6월 문화가 있는 날에는 장강명 작가의 강연이 있었다. 장강명 작가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에세이, 르포, 칼럼과 같은 글을 많이 썼지만 본업은 소설가다. <표백> <재수사>와 같은 작품들이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필자 또한 장강명 소설가의 신간이 나오는대로 챙겨 보는 독자로서 강연 소식을 접했을 때 기대감이 컸다. 강연을 예약하고 보름 정도를 기다렸다.

강연은 울산도서관 1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일찍이 도착해 강연장 앞쪽에 자리를 잡고 강연 주제인 ‘인생의 질문들과 문학이 주는 답변’이 적힌 플래카드를 올려다보며 어떤 강연이 펼쳐질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곧 강연에 빠져들었다.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 서사(이야기), 과업에 답해야 하는 때를 맞이한다. 어떤 사람은 스스로 답을 찾기도 하고, 안타깝게도 끝내 답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역사가 깊다. 그 때문에 종교, 철학, 자기계발서, 현대 정신의학은 우리의 정체성을 제시해 주고, 우리는 그런 것들을 통해 자신에 대해 알고자 한다. 하지만 이런 답은 나에게 맞춤한 정체성, 서사, 과업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인생의 질문들과 문학이 주는 답변’이라는 강연 주제에서 연상할 수 있듯 문학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 힌트를 줄 수 있다. 문학을 읽다 보면 공감되거나 감동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곳에 주목해야 한다. 감동이 문학 독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즉, 감동한 부분을 출발점으로 삼아 나를 탐험해 나가면 된다. 그것이 나의 정체성, 서사, 과업을 찾는 단초이기 때문이다.

강연 내용을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강연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은 마음 깊이 와닿았다. 또한 평소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임에도 소설의 실용적 가치에 대해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없었던 때에 접한 강연이었다. 강연은 몇 남지 않은 문학 독자들에게 간접적인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고도 생각한다.

7월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이 추천될 테고, 휴가를 떠날 때 읽고 싶은 책을 몇 권 가지고 가는 것도 낯설지 않다. 휴양지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싶었던 소설을 꺼내 보자. 재미를 느끼는 것과 동시에 나를 발견하는 시간일 수 있으니 말이다.

유은경 을신 삼신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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