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무더위의 한여름을 앞둔 이 때 장마로 인한 비 피해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길어지는 장마로 인해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예년과 다른 강수량과 강수 패턴으로 그간의 방재 대책이 무색할 정도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그에 따른 한반도의 기상 변화로 4계절의 한반도가 무색할 만큼 아열대성 기후로의 변화를 보이며 건기와 우기로 나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전보다 훨씬 긴 장마로 인해 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며 이로 인해 우리 몸은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킨다. 기상 변화는 우리의 건강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치과 건강에도 마찬가지이다.
몇가지 예를 들면 우선 한여름 기온이 높을 때 더위를 식히기 위해 얼음이나 빙과류, 찬 음료를 많이 섭취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급격한 온도 변화는 민감한 치아를 더욱 불편하게 할 수 있다. 차가운 음료나 음식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치아 민감성은 온도 변화로 인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긴 장마로 인해 습도가 높아지면 우리의 몸은 더 많은 땀을 분비하게 돼 체내 수분이 더욱 손실될 수 있다. 이처럼 습도가 높은 환경에 적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이는 몸의 온도를 조절하고, 영양소를 운반하며, 기관의 기능을 유지하고, 분비물을 생성하는 등 우리의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돕는다. 특히 입안 건조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는 매우 중요하며, 이는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요소이다. 건조한 입은 충치나 잇몸 질환 등 다양한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급격한 기압 변화는 치아 또는 잇몸의 통증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치아 충치나 치근단 농양 등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치통을 느낄 수 있다. 장마철 유독 잇몸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라면 치수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장마철엔 기압이 낮아지면서 평소보다 치아와 잇몸 내부 압력이 높아진다. 잇몸에 있는 혈관과 신경이 확장돼 치통이 생길 수 있는데, 치수염이라면 그 통증이 더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은 몇 가지가 있다. 장마 기간 동안에는 칫솔과 치약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는 칫솔이 잘 마르지 않아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칫솔을 세정 후 잘 말려두고, 사용 후 4시간 이내에 다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야 한다. 습한 날씨에는 더 많은 물을 먹어야 하는데, 이는 입 안의 수분 균형을 유지하고 구강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 비가 올 때는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감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의 전염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증가한다. 비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면 밀폐된 공간에 오래 머물게 되어 전염병이 확산되기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많은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위생관리에 더욱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장마철 흐린 날씨가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는데, 우울증이 치통 발생 위험을 2.84배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 비가 내릴 때 어둑어둑한 실내에서 우울감이 느껴진다면 실내 조도를 밝게 유지하는 것을 권장한다. 폭우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 활동량이 줄어 울적한 기분이 더욱 심화되기도 하는데 이럴 땐 홈트레이닝을 통해 보다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게 좋다.
장마 기간에 치과 방문을 꺼리는 분들이 많지만, 주기적인 치과 검진은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장마철에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치과에서는 각종 치료와 예방 조치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습기로 인한 치아 건강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발생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기를 권한다. 환경 변화가 빈번한 현재, 우리는 자연 현상이 우리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항상 유의해야 한다. 계속되는 장마에도 두려워하지 말고, 올바른 건강 관리 방법으로 대처하며 건강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