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53)]아름다운 순우리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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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53)]아름다운 순우리말 활용
  • 경상일보
  • 승인 2023.07.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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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우리말에는 오랜 세월 언어생활과 함께해 온 한자어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한자는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오늘날에도 쓰고 있는 문자이며, 한문은 한자로 쓰인 문장이다. 그리고 한자어는 한자를 음가대로 한글로 표기한 것이다. 여기에 근대화 이후 우리 언어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외국어 가운데 외래어로 정착해서 우리 언어생활에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언어생활 환경에서 순우리말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평소 언어생활에서 순우리말을 많이 활용하려고 해도 우리가 순우리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순우리말을 가장 잘 표현한 경우는 우리 문학 작품이다. 문학 작품을 평소 자주 대하면 자연스럽게 우리말을 이해하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순우리말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책을 참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기회에 순우리말을 알아 가는 데 도움 되는 책을 몇 권 소개한다.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최종규, 2016). 가나다순으로 270여 항목으로 구분해서 비슷한 의미를 갖은 어휘를 제시하고, 제시한 어휘별로 개념을 적고 예문도 제시하고 있다. <감정 어휘>(유선경, 2022). 1장은 감정에 대한 개요, 나머지 네 개의 장은 온도, 통각, 촉감, 빛이라는 감각을 활용해 감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만든 감정 어휘를 분류 정리한 책이다. <우리말 어휘력 사전>(박영수, 2022). 이 책도 비슷한 말을 130여 항목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의미와 쓰임을 적고 있다. 이 책의 사례 중 하나를 인용하면, <개울, 개천, 냇물, 시내>를 한 묶음으로 설명한다. ‘개울’은 골짜기나 들에 흐르는 작은 물줄기이고, ‘개천’은 물이 흘러가게끔 인위적으로 길게 판 내를 뜻한다. ‘냇물’은 강보다 작으면서 평지를 흐르는 물줄기이고, ‘시내’는 물이 흐르는 작은 내이다. 여기에서 ‘내’는 강보다 작으면서 평지를 흐르는 물줄기이다.

이외에도 <우리말의 발견>(박영수, 2023). 240여 항목 등으로 구분해 우리말을 알리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낱말을 인용해 본다. 빗방울의 크기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슬비, 장대비, 억수비 등으로 구분해서 말한다. 이중 억수비는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를 가리키며 줄여서 ‘억수’라고 말한다. ‘굉장히’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억수로’의 어원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순우리말을 보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여기 안내하지 못한 좋은 책들이 이미 발간되었고, 이 작업이 지속해서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순우리말에 관한 관심을 요청한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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