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장마가 끝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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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장마가 끝났지만…
  • 경상일보
  • 승인 2023.07.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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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장마’란, ‘장(長)’과 비를 의미하는 ‘마ㅎ’를 합성한 ‘댱마ㅎ’로 표현한 말로, 1500년부터 ‘오랜 기간 지속되는 비’를 일컫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강수현상을 말한다. 최근 30년 기후 평균(1991~2020년)으로 보면 장마는 6월19일께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에는 6월23일께, 중부지방에서는 6월25일께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이후 덥고 습한 공기덩어리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면서 남북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7월26일께 중부지방을 끝으로 약 3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기상청은 7월26일 사실상 올해 장마 종료를 선언했다. 중국 남부지역 상륙을 앞둔 제5호 태풍 ‘독수리’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정체전선이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북쪽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밀어주는 역할을 한 셈이다.

매년 지구 온난화로 이상기후 기록이 새롭게 쓰여지는 가운데, 올해 장마 역시 기록을 다시 썼다. 장마기간은 평년과 비슷했지만, 강수량은 648.7㎜(평년 356.7㎜)로 전국 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많았다. 양도 양이지만, 전반부(6월25일~7월12일)에는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한 중규모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에 의한 잦은 강한 비가 내렸다. 반면 후반부(7월13~25일)에는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는 정체전선에 의해 지속성 있는 많은 비가 내려 평년 장마철 전체기간 강수량의 약 90%가 전후반부에 각각 내려 집중호우 패턴이 강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하며 오랫동안 비구름이 머물러있었던 충청 이남을 중심으로 최고 1000㎜가 넘는 매우 많은 장맛비가 집중됐다. 전라권은 역대 1위, 경상권은 2위, 충청권은 3위 장마철 강수량 극값을 경신하며 ‘역대급’ 장마 기록을 새로 썼다.

울산 역시 올해 장마는 달랐다. 최근 10년 장마철 중 가장 자주 비가 내린 해였다. 같은 기간 강수량 역시 3위를 기록했다. 울산은 6월25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 23일간 347.9㎜의 비가 내렸다. 최근 10년간 장마 중 세번째로 많은 강수량이자, 강수일수가 가장 많은 해가 됐다. 올해 울산지역 장마 특징은 지역별 강수량 차이가 커서 강수 일수는 많았던 반면 평균 강수량이 타 지역보다는 적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8월 호우이다. 1970년 이후부터 8월 강수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10년간 7월 장마강수보다 8월 강수가 느는 추세다. 특히 한시간에 30㎜ 이상 내리는 집중호우 빈도가 최근 20년이 과거 20년(1980~1990년)보다 20% 이상 증가했고, 7월과 8월은 태풍 발생 빈도도 급증하는 시즌이기에 폭우에 대한 긴장감은 놓아서는 안되겠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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