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교생 낀 마약 조직, 연소화 차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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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교생 낀 마약 조직, 연소화 차단 절실
  • 경상일보
  • 승인 2023.08.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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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낀 마약유통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20년 6월부터 최근까지 해외에서 액상 대마, 합성 대마, 리서직산 디에틸아마이드(LSD) 등을 들여와 국내에 유통한 조직을 적발해 총책 20대 A씨 등 20명을 구속하고 상습 구매자 등 14명을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조직은 베트남 등에서 주문한 화장품이나 컵라면 등에 마약을 끼워 넣어 국내로 밀수한 후 대마나 합성 대마를 뜻하는 은어를 사용해 트위터 등에서 구매자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마약 운반책 중에는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많았으며, 고등학생도 1명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적발된 유통조직은 울산만을 근거지로 삼은 것은 아니나 마약전달 수법이 과거 울산지역에서 횡행한 ‘던지기’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 마약 운반책은 서울, 경상, 전라 등 전국에 있는 원룸이나 주택가 일대 전기함이나 에어컨 실외기 등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가 찾아가는 일명 ‘던지기’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6월 울산남부경찰서는 서울·부산·울산 등 전국에서 점조직 형태로 신종마약을 판매해 온 조직폭력배 등 마약 유통책과 투약자 55명을 검거한 바 있다. 이들은 텔레그램 등 메신저 앱을 통해 거래를 체결하고, 매수 대금은 현금이나 가상화폐로 받는 방법을 사용했다. 특히 유통책들은 CCTV가 없는 건물 우편함이나 단자함, 주차장, 화단 등에 마약을 숨겨둔 후 투약자들이 찾아가도록 하는 ‘던지기’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석해보면 이번 사건과 지난 6월 사건 사이에는 가상화폐, SNS, 던지기 등 많은 공통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마약 유통조직 구성원들이 점점 연소화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번 사건의 운반책 가운데 상당수가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고교생이라는 점은 마약으로 인해 우리사회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대검에 따르면 전체 마약 사범 중 10·20대 비중은 2017년 15.8%에서 지난해 34.2%로 5년 만에 2.4배로 늘었고, 특히 10대 마약 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지난해 481명으로 4배로 증가했다. 가히 기하급수적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해 울산지역에 검거된 마약사범은 22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울산은 이미 마약이 깊숙히 침투해 있는 상태다. 우리 사회의 버팀목인 청년들이 마약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단속과 보호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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