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밥상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지난해 최고로 올랐던 소비자물가가 올해 들어 크게 떨어진데 대해 안도했던 시민들은 또다시 무섭게 오르는 밥상물가에 대해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박 반통이 2만원 가까이 하는게 말이 됩니까. 곧 있으면 태풍도 온다는데 밥상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걱정입니다.” 주부 김모씨는 “쪽파(170g)가 어젠 2000원 정도 한거 같은데 하루만에 2500원까지 올랐다”며 연일 오르는 상추·오이 등의 가격을 원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일 신정시장에서 판매된 적상추 100g의 소매가격은 2400원으로 한달 전 대비 215.79% 올랐다. 시금치(100g)도 한달 전보다 132.86% 올랐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100)으로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지난 6월(2.7%)에 이은 2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이다.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기도 하다. 지난해 물가상승률 최고치 6.3%에 더해 2.3%가 더 오른 것은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지난해 보다 물가가 떨어진 것이 아니라 물가상승률이 떨어진 것이어서 물가 부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밥상물가다. 집중호우에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시금치·상추 등 일부 채소 도매가격이 치솟고 닭고기, 과일 등도 급등세를 보이며 서민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이 가운데 8월부터는 지난해 최고수준으로 올랐던 소비자물가의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대신 집중호우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추석명절, 태풍 등 복병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국제 곡물 가격 동향도 심상치 않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수출협정을 연장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거점을 공격하고 나서면서 밀을 비롯한 곡물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올 10월부터는 리터당 원유(原乳) 가격이 3000원으로 인상돼 우유 제품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라면 등 특정 제품뿐 아니라 빵과 과자, 농축산물 등 개별 제품에 대한 세밀한 물가 관리로 체감물가 괴리 현상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또 밥상물가가 계속 오를 경우 실질소득 감소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저소득층에게 집중적인 지원을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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