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집값은 오르는데 소득은 쥐꼬리…멀어지는 내집 마련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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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집값은 오르는데 소득은 쥐꼬리…멀어지는 내집 마련 꿈
  • 경상일보
  • 승인 2023.08.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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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2030 젊은층들의 주택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소득이 느는 속도가 집값이 오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집이 있어야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는데, 내 집 마련의 꿈을 더욱 어려워지고 울산지역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부동산 정책이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청년층의 탈울산 행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만큼 획기적인 주거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8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자료를 보면 올해 2월 기준 울산의 PIR은 6.2점이다. PIR(Price to Income Ratio, 가구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평균 주택가격을 평균 연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울산의 6.2점은 6.2년간 가구 소득을 모두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10년 전 2013년 2월의 PIR는 4.6점이었다. 가구 소득을 모두 쏟아부어 집을 살 수 있는 기간이 10년 새 2년가량 늘어난 셈이다.

주택 가격은 자꾸 오르는데 월급은 쥐꼬리만큼 오르면 삶에 대한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울산의 연간 가구 소득은 6739만원으로, 지역 주력산업 경기침체가 진행되기 시작한 2017년(6580만원)과 비교해 2.4%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2017년 이후 울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10%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기준 울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억7724만원으로 2017년 말(2억4433만원) 대비 13.5% 상승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월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서 “PIR이 지나치게 오르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본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요즘 청년층은 늦게 결혼하고, 결혼 2~3년만에 첫애를 출산하고 있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4세, 남편의 평균 연령은 35.9세로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출산은 감소할 수밖에 없고, 육아도 어려워지게 돼 있다. 내집 마련은 결국 풍족한 일자리에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지만 집값이 자꾸만 오르면 그마저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집값 안정과 일자리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일자리가 풍족하고 집값이 안정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집값은 불안정하고 일자리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세심한 주거정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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