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LK-99’ 초전도체, 산업의 게임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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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LK-99’ 초전도체, 산업의 게임체인저 될까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3.08.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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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최근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에서 이차전지의 광풍이 시들고 초전체로 이동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 이유는 국내 연구진으로 이루어진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꿈의 물질로 알려진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라는 초전도체 개발 소식을 사전 논문발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게재하면서 전 세계 과학계와 관련 증시까지 들썩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LK-99’라는 명칭은 제1발명자 이(Lee)석배와 제2발명자 김(Kim)지훈의 성에서, ‘99’는 이들이 연구를 시작한 ‘1999년’에서 각각 따온 것이다.

초전도체(超傳導體·Superconductor)는 전기를 통하는 도체로서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0Ω(Ohm)이 되는 초전도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초전도체는 자기장의 특성에 따라 자기장이 들어가지 못하는 제1종 초전도체와 자기장이 침투하지만 무저항을 유지하는 제2종 초전도체로 구분된다. 1911년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의 카멜린 온네스가 수은의 전기저항을 측정하는 실험을 하다 절대온도 4.2K(영하 268.8℃)에서 전기 저항이 없어지는 상태를 발견하면서 이를 초전도현상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초전도 현상 연구로 총 5회(1913년, 1972년, 1973년, 1987년, 2003년)의 노벨상이 수상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2종 초전도체는 액체 헬륨으로 냉각해야 할 정도의 낮은 온도(영하 260℃ 이하)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저온 초전도체’와 30K(약 영하 243℃) 이상에서 구현되는 ‘고온 초전도체’로 구분되어진다. 현재의 관심사는 상온에서의 고온 초전도체를 이용한 전력용 케이블, 전동기, 발전기와 전력저장장치 등을 상용화하는 데 있다.

특히 상온(약 20℃), 상압(대기압)에서의 초전도체의 개발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든 전기시스템에 혁명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전력용 케이블의 전력전송시스템의 효율의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면, 태양전지로 생산된 직류전압을 교류로 전환해 전송하고 다시 직류로 변환해 태양전지로 생산한 전력 전체의 최대 약 20%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된 직류를 100% 전부 전송하고 2차전지에 저장해 사용한다고 상상해보라.

현재 TV, 컴퓨터, 모바일폰과 같은 일상생활 전기제품에서부터 전기자동차, 드론과 같은 첨단산업기기나 장치들까지 전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직류를 사용하고 있다. 전력 손실이 없이 전기에너지를 바로 사용한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임에 틀림없다. 과거에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류전쟁에서 패배자가 되었던 에디슨의 직류전류 발전이 다시 부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산된 저전압의 직류를 초전도체로 전력손실이 없이 100% 전송해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고전압 교류전류의 전송시스템에서 나오는 전자기파의 유해로부터도 안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장치나 기기들의 저항으로부터 나오는 발열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항이 없는 초전도체를 사용함으로서 냉각이 필요 없어 소음과 고장의 문제도 없이 수명이 더 길어질 수 있다. 명실상부하게 모든 전기시스템에서 혁명적인 사건이라 할만하다.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연구팀은 납 기반 물질에 일부 구리 원자가 들어간 특수 구조의 물질에서 상온 초전도 현상이 구현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 연구소는 ‘LK-99’의 성분과 조성, 제조법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며 현재 과학계에 의하면 동료평가인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은 상태이다. 아카이브는 누구나 자유롭게 논문을 게재할 수 있는 사이트로 ‘LK-99’가 상온, 상압의 초전도체임을 인증받기 위해서는 같은 실험을 통해 재현과 반복성의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 유명 물리학저널에 투고 중이며, 전 세계 유수의 연구소에서도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앞으로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국내외 과학계의 정설이다.

만약, ‘LK-99’가 상온, 상압의 초전도체가 확실하다면 인류 역사상 최대의 발명으로 노벨상은 물론 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등극할 뿐만 아니라 전기를 사용하는 인류의 역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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