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태풍의 이동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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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태풍의 이동경로
  • 경상일보
  • 승인 2023.08.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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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태풍은 적도 부근에서 발생, 북상해 저위도 부근의 남는 에너지를 북으로 전달하며 지구의 열적평형을 유지시키는 지구상에 꼭 필요한 기상현상이다. 태풍과 같이 적도 부근 열대해상에서 전선을 갖지 않는 대류권 내의 저기압성 순환을 열대저기압으로 분리하는데, 중심에서의 최대풍속이 초속 33m가 넘어야 태풍으로 규정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풍속이 초속 17m의 세력부터 태풍으로 규정짓는다.

태풍이 접근하면 폭풍과 강한 호우로 인해 수목이 꺾이고 건물이 무너지고, 하천의 범람 등 많은 피해가 발생하는데,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탄의 1만 배에 달하는 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해에 발생하는 태풍은 25개 안팎. 이 중 3~4개 정도가 7~9월 사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 제 6호 태풍 카눈과 7호 태풍 란이 발생해 북서태평양 부근에서 이동하고 있는데, 과거 30년 평균치 자료로 비교한다면 지금까지 8~9개 정도 발생해야하는 태풍 치고 올해는 태풍의 발생이 조금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태풍은 북태평양 서쪽 5˚N-25˚N, 120˚E-160˚E의 광범위한 해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스스로 북진하려는 본연의 태풍의 힘과 지구가 자전하면서 발생하는 전향력 등 주변의 물리적인 힘을 받고, 저위도 부근에서는 북서진 하다가 우리나라가 위치한 곳인 중위도권에 진입하면 상층의 편서풍을 만나 동쪽으로 방향을 튼다.

태풍이 발생한다고 해서 모두 우리나라에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이동경로가 계절마다 차이를 보이는데, 6월의 태풍은 동쪽으로 방향을 크게 틀지 못하고, 계속 북서진해 남중국 해상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7월의 태풍은 좀더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만 부근에서 중국 연안을 따라 북상해 서해를 거쳐 우리나라를 사선으로 관통해 동해로 진행하는 이동경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9월의 태풍은 남쪽 해상으로부터 오키나와 동쪽해상을 지나 일본열도 쪽으로 진행하는데, 이때 대한해협을 지나는 경로가 만들어지면서 남부지방에 많은 피해를 야기시킨다. 그리고 10월의 태풍은 주로 일본 남쪽해상 멀리 지나가는데, 모두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 위치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태풍으로 이름 붙여진 카눈은 당초 예상대로라면 8월 초반에 중국 남부내륙으로 상륙해 소멸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중국 내륙에 위치한 상층의 고온건조한 공기를 뚫지 못해 북상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태풍의 경로는 태풍 주변 기압배치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태풍이 갑자기 북진하는 진로를 택한 데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동쪽에 중심을 두고 태풍의 길을 한반도 중앙으로 내어 준 것이다. 6호 태풍 카눈! 한반도 중앙을 뚫고 북상해 11일 오전이면 북한지역으로 멀어져 소멸할 것이다. 하지만, 일본 남쪽 해상에서 어디로 갈지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7호 태풍 란 역시 이동경로가 아직 유동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태풍의 계절 긴장감을 놓지 말고, 태풍의 경로를 예의 주시해야겠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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