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소상공인들의 감각적인 상권으로 형성된 남구 달동 ‘먹자골목’은 맛집 베스트들이 즐비해 울산 핫플레이스 중 하나로 꼽힌다. 고기집, 횟집, 분식, 돈까스, 족발, 치킨호프, 아이스크림 가게 등 외식, 간식 메뉴부터 술안주까지 다양한 맛집과 술집들이 있어 골라 가는 재미가 있는 동네다. 이곳도 코로나로 극심한 침체를 겪었지만 최근에는 제법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달동 먹자골목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0년 중반 이후 현대홈타운 등 아파트단지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주변에 상가가 하나, 둘 생겨났다. 최근에야 본격적으로 ‘먹자골목’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젊은 층, 직장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인기다.
얼마 전 이 먹자골목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구청과 상인, 주민들까지 팔을 걷어붙였다고 한다. 70여명의 골목상권 구성원들이 상인회를 결성했고 달동 먹자골목이 더욱더 활기찬 골목상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의기투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남구청도 힘을 보탰다. 남구는 쇠퇴해가는 골목상권의 부활을 위해 골목상권 상인공동체를 대상으로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을 공모했고 4개의 골목상권을 선정해 골목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 3월 삼호동상인회의 ‘2023 삼호곱창거리축제’를 시작으로, 6월 고래문화특구상가번영회의 ‘2023 낭만의 장생포’가 성황리에 열렸고 오는 10월 달동먹자골목상인회 ‘2023 달동먹자골목 먹거리 축제’, 남구 상가번영회 삼산분회 ‘2023 삼산 왕리단길 먹거리 축제’가 계획돼 있다.
이처럼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주목할만하다.
지금까지 골목상권은 상인회 조직이 없다 보니 개별 사업장으로 흩어진 골목상권이 결집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특히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매출이 크게 감소해 서민경제의 기반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역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하는 골목상권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똑같은 돈을 골목 가게에서 쓰는 것과 대형마트에서 쓰는 것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극명하게 다르다. 대형마트에서 쓰는 돈은 바로 본사로 가지만 골목가게 상인들에게 들어간 돈은 바로 지역시장으로 나와 경제를 활성화한다. 골목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 무슨 ‘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거리나 골목들이 수없이 생겨났듯이 골목상권 살리기가 화두로 부상하면서 지자체마다 이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골목상권의 효과가 상권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골목상권이 나아가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관광단지, 기업 생태계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주 황리단길, 전주 한옥마을 등 일부 비수도권 골목상권은 상권 활성화를 떠나 도시 전체의 관광산업을 견인한다고 할 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지역 특성을 잘 반영하면서도 소비자들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낸다면 우리의 골목상권도 얼마든지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주목받는 상권도 많지만 유행이 지나면 금방 잊히는 상권도 많다. 상권을 살리려면 지자체와 지역 상인,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 적극적으로 고객 및 관광객 유입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골목상권 보호·육성을 위해 경영 여건을 개선하고 골목상권별 특성을 발굴·특화시켜 나가기 위한 하나된 노력이 절실하다.
김동칠 울산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