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 철새여행버스의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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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울산 철새여행버스의 활성화
  • 경상일보
  • 승인 2023.08.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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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

작년 7월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울산 철새여행버스’ 기증식을 가졌다. 태화강 일대가 2021년 5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에 의해 국제 철새 이동 경로 사이트(FNS; Flyway Network Site)에 등재됐는데 이를 기념하고, 태화강 일대 철새들을 탐조하고자 전국에서 유일하게 탐조 전용 버스를 고려아연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기증한 것이다. 이 버스는 중형 승합 전기버스로 만들어졌고, 23인승 좌석을 16인승으로 개조했으며, 내부에는 철새 탐조 카메라를 비롯해 망원경·노트북·영상장비 등을 갖추었고, 자연환경해설사도 동행하는 등 ‘생태도시 울산’을 위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사실 태화강 중심으로 울산 전역에는 철새 14만여 마리가 찾아와 울산은 일 년 내내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전국 탐조 1번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철새여행버스의 실제 운행은 올해 3월이었고 6월에 멈춰버렸다. 7~8월 재정비 후 9월에 재운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중단된 사유가 7~8월은 철새가 덜 관찰되는 시기인지, 운행 예산상의 문제인지 알 수는 없으나 이 시기는 초중고 학생들의 방학이라는 점에서 생태학습의 좋은 기회인데 아쉬움으로 남는다. 차제에 철새여행버스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 철새여행버스의 유료화다. 현재 철새여행버스는 무료로 운행되고 있다. 이를 유료화해 생태학습의 가치를 높이고, 수입의 일부분은 환경보전 기금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버스 운행 기사와 자연환경해설사의 복지 향상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둘째, 철새 관찰지의 데이터베이스화다. 철새들은 서식지 환경 변화에 따라 이동을 한다. 따라서 주기적인 모니터를 통해 월별 철새의 관찰 지역과 종류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철새여행버스의 코스가 유동적으로 운행되었으면 한다.

셋째, 철새여행버스 운영 주체를 비영리 관련 민간단체로 위탁·이양할 필요가 있다. 현재 철새여행버스의 운영은 시에서 직접 관리를 하고 있다. 물론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과 관련 민간단체에 위탁 운영하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효율성을 따져보면 관련 민간단체에 위탁·이양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사료된다.

넷째, 자연환경해설사의 역량 강화다. 최근 방문객의 생태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높아져 자연환경해설사의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즉 자연환경해설사는 철새를 비롯한 생태에 관한 깊은 지식은 물론 세련된 해설기법을 통해 방문객을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연환경해설사의 심화 교육과 주기적인 해설 시연 등을 통해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다섯째, 철새여행버스를 생태관광버스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울산은 철새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태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철새 관찰이 용이하지 않는 시기에는 다른 생태관광지 코스로 운행하면 좋을 듯 하다. 예를 들어 회야댐 생태습지탐방을 들 수 있는데 이곳은 5만㎡ 연밭이 장관이다. 회야댐은 상수원 보호가 최우선인 곳이지만, 울산 수돗물에 대한 신뢰와 자연이 함께하는 생태도시 울산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매년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 한시적으로 개방한다. 물론 탐방 인원 제한도 따른다. 특히 회야댐 생태습지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숨은 관광지로 선정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철새여행버스를 생태관광버스로 변경해 울산의 다양한 생태관광지를 누볐으면 한다.

서두에서 언급한 작년 철새여행버스 기증식 날 필자도 참석했는데 당시 김두겸 울산시장은 “철새여행버스 운행을 계기로 울산의 생태관광을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철새여행버스의 활성화를 통해 울산이 명실상부한 전국 ‘생태관광도시 1번지’로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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