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흉기 난동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 인원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부족은 업무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경찰들이 이직을 하거나 배치가 불합리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시민들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흉기 난동 같은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력 보강과 효율적인 인력운영 등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최근 정부는 잇단 흉기난동 사건 이후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범죄 예방에 나섰다. 장갑차와 경찰특공대 등 매일 1만명이 넘는 경찰관을 현장에 투입했다. 그러나 갈수록 경찰 인력이 지치고 인원도 부족해 범죄 차단에 허점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최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가운데 순경 인력을 다 채운 경찰청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순경 직급 결원 인원은 총 2만1742명에 달하는데, 울산청의 경우 순경 정원 대비 결원 비율이 57.14%(정원 861명, 현원 369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순경은 현장에 투입되는 매우 중요한 직급임에도 불구하고 결원비율이 이처럼 높다는 것은 범죄 예방·검거에 큰 문제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울산의 경장과 경사 직급도 각각 37명, 46명이 결원인 상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대민 업무 스트레스와 처우 등으로 인해 조직을 떠나는 젊은 경찰관이 늘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순경·경장·경사급 경찰관 177명이 퇴직했는데 이는 2018년(126명)보다 51명이나 많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경찰 야간 근무가 너무 힘들다”며 “술 먹고 싸웠다고 출동하면 욕을 듣는다. 권한은 없는데 책임은 ‘슈퍼맨’급으로 원한다”는 하소연이 올라오기도 했다. 정우택 의원은 “범죄 현장에 대응할 실무 인력을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경찰 1명당 담당 인구는 2020년 기준 411명이다. 2015년 456명에 비하면 많이 줄었지만 같은 해 독일 305명, 프랑스 322명, 미국 427명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현장에서 결원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국가수사본부 등 새로운 조직 및 부서 신설, 기동대 차출, 지구대와 파출소 업무 기피 등이 꼽힌다.
정신질환자들의 무차별 칼부림 사건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하루빨리 경찰인력 보강과 합리적인 배치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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