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방문한 화정천내 역사로드. 옛 화정 화장장을 지나면 염포산 등산로와 천내봉수대로 가는 역사로드로 길이 갈라진다.
하지만 산책객들은 염포산 등산로를 주로 이용하고 역사로드는 대부분 외면했다.
봉수대를 방문한 한 산책객은 “봉수대 위에서 내려다 보는 걸 좋아해서 자주 오는 편”이라면서도 “화정천내 숲속길로 알고 있는데, 역사로드라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화정천내 역사로드는 지난 2016년 울산시가 주관한 도시경관 형성 시범 건축역사경관 분야 공모에 선정된 동구가 시비 5억원, 구비 5억원 등 총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화정동 산 160-2 일원 1400㎡ 부지에 석담길 등 봉수테마길을 조성하고 보안등 및 안전관리 시설 설치를 2018년께 완료했다.
이듬해 동구는 화정천 내봉수대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추진을 위해 2억원의 사업비를 추가해 보존 방식으로 봉수대를 복원하고 수목 정비, 잔디 식재 등 주변 환경을 개선했다.
동구는 역사로드 사업과 연계해 문화·관광자원 간 네트워크를 구축, 문화유산 가치 발굴은 물론 관광 측면에서 시너지도 기대했다.
하지만 같은 해 문화재청이 봉수대의 잔존상태가 좋지 않고, 학술적·역사적 가치 확인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지정을 부결하면서 이후 3년9개여월 동안 화정천내 봉수대 일원에 추가적인 콘텐츠나 별도 프로그램 편성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역사로드를 따라가면 수m마다 봉수대에 대한 설명 현판이 있으나 ‘역사로드’라는 안내나 표지는 없는 상태다. 이에 12억원을 들인 역사 문화 공간에 대한 콘텐츠 보강 등 이용률 제고를 위한 방안이 요구된다.
동구 관계자는 “화정천내 역사로드가 해파랑길 코스로 이용되고 있어 산책로 환경 정비는 계속 진행하는 중”이라면서도 “콘텐츠 추가 계획이나 예산은 없지만 봉수대 일원 관리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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