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폭염, 폭설,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문제는 이미 정부정책과 산업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오늘날 탈탄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가 됐다.
해운분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에 불과하지만 이 역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중 국제해운은 해운분야 온실가스 배출 비중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제해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3년 7월 국제해사기구(IMO)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회의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전략(GHC) 개정안을 채택하며 2050년 국제해운 부문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2008년 대비 기존 50%에서 100%로 상향했다. 또한 2023년부터 에너지효율지수 EEXI(Energy Efficiency Existing Ship Index : 1t의 화물을 1마일 운송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기관출력, 중량톤수 등 선박의 제원을 활용해 사전적으로 계산 및 지수화한 값. 400t 이상 선박 적용) 및 탄소집약도지수 CII(Carbon Intensity Indicator : 1t의 화물을 1해리 운송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연료사용량, 운항거리 등 선박의 운항정보를 활용해 사후적으로 계산 및 지수화한 값. 5000t 이상 선박 적용) 시행으로 친환경 선박 운항이 더욱 강화되었으며, 친환경 선박연료 전환은 해운분야의 탈탄소화에 있어 핵심적인 이슈이다.
이에 해운선사들은 저탄소·무탄소 연료인 LNG, 메탄올, 수소, 암모니아 등을 주목하고 있으며, 그 중 메탄올은 LNG·수소·암모니아 대비 운송 및 보관이 용이하고 선박 건조비용이 저렴해 선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세계 2위 글로벌 해운선사인 머스크 그룹이 2021년부터 울산지역 조선소에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박 19척을 발주하며 친환경 선박연료로 메탄올이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그린메탄올은 기존 연료 대비 이산화탄소를 최대 95% 저감할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선박연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 4위, 국내 1위의 액체화물 취급항만인 울산항은 국내 최대 메탄올 수입항만이기도 하다. 울산항만공사는 이러한 울산항의 인프라를 활용해 메탄올 벙커링 신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하며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박 발주 증가에 분주히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지역 조선소에서 건조한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박의 인도를 앞두고 선박연료로 메탄올을 성공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선사·조선소·탱크터미널·연료공급업체 등과 적극 협력했다.
또한, 국내 대표선급 및 조선소와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박의 벙커링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메탄올 컨테이너선 벙커링 협의체(TF)를 구성해 법적 규제 해소, 안전절차를 확립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국내외 메탄올 생산기업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포트 세일즈를 통해 울산항에 그린메탄올을 들여와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선에 벙커링을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이 선박에는 가정용 폐식용유 90만개 분량을 활용한 바이오디젤까지 공급되어, 울산항에서 덴마크 코펜하겐까지 2만1500㎞를 운항하며 기존 연료 대비 80%이상 탄소를 줄이게 됐다.
울산항만공사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PTS(Pier/Pipe to Ship) 및 STS(Ship tp Ship) 벙커링 실증에 성공하며 육상과 해상에서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 울산항이 동북아 메탄올 벙커링 거점항만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중심이 되고 있다.
친환경 선박연료 전환의 새로운 시대가 울산항에서 시작되어 감회가 새롭다.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가능여부가 항만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주요 요소인 만큼 메탄올뿐만 아니라 수소·암모니아 등 울산항의 친환경 에너지 벙커링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앞으로 공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국제해운분야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울산항 관계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