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조선해양축제에도 수산물 판매장만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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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조선해양축제에도 수산물 판매장만 ‘한산’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3.08.2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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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지난 25일 오후 시민단체 등 50여명과 함께 중구 태화루사거리와 남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핵오염수투기반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일본 핵 오염수 해양투기 막아내자’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축제인데도 보시다시피 손님이 없잖아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되면서 우려했던대로 수산물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축제를 통한 소비 진작 기대도 물거품이다.

지난 26일 낮 12시30분께 울산 북구 정자항 활어 직매장. 평상시 주차할 곳을 찾기 어려운 곳이지만 이날은 손쉽게 주차할 수 있다. 활어 직매장 인근 상가 곳곳이 손님이 많은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장사를 하지 않거나 임대 현수막을 붙여 놨다. 또 정자항을 따라 들어선 횟집 대부분이 손님이 없어 텅 비어 있다.

활어 직매장에 들어서자 상인들만 자리를 지킬뿐 손님은 몇명 되지 않는다. 어부들이 직접 잡은 활어로 유명해 평소 주말엔 손님들이 어깨를 부딪칠 정도지만 일본 핵 오염수 방류의 영향인지 적막감마저 든다.

오염수 방류에 따른 소비 침체로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지레짐작하고 온 일부 손님들은 횟감 가격을 묻고선 돌아가기도 한다.

김모(40대·울산 남구)씨는 “오염수가 근해로 들어오기 전 마지막 회를 먹기 위해 나들이 겸 찾아왔다”며 “일본 핵 오염수 방류로 수산업계가 위기래서 가격이 싸질 거로 생각했는데, 그대로라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4시30분께 동구 일산수산물판매센터. 주말에다 인접한 일산해수욕장에서 울산조선해양축제가 열리는데도 불구하고 주차장 곳곳이 비어있다. 바쁜 시간대 중 하나인 저녁 시간대지만 센터 내 횟감을 주문하는 손님들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상인 A씨는 “오염수 방류 문제로 한 달 전부터 매출이 줄기 시작했지만, 오염수 방류가 확정되고 나서는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산물 판매장을 제외한 주변 상가들은 축제를 맞아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이다.

또 이날 조업을 준비하던 울주군 온산읍 강양리 어촌계 관계자는 “활어차 계약을 맺은 배들은 수요감소로 조업을 안 나가거나 줄이고 있어 수입이 줄어드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며 “게다가 공판장 가격은 내려갔는데 반해 소매처에선 판매 가격이 그대로라 수요 진작도 어려운 형편으로 모든 피해가 어업종사자들에게 몰리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응해 학교 급식에서 사용 빈도수가 높은 수산물에 대한 방사성물질 검사를 확대하는 등 대책을 강화한다고 27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올해 하반기에는 조리사를 대상으로 방사성물질과 안전한 학교 급식 등을 내용으로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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