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기후위기와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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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기후위기와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
  • 경상일보
  • 승인 2023.08.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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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혜빈 울산 동구의회 의원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 고통을 받고 있다. 미국 하와이에 이어 캐나다와 스페인에서도 대규모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하와이의 산불은 ‘지상 낙원’으로 불리던 관광지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여의도 3배 규모의 면적이 불에 타면서 100여명이 넘는 사망자에 1000여명 넘는 실종자가 발생하고, 8조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입었다. 지난 100년 동안 미국에서 최대 인명피해를 낸 산불이다.

또 기록적인 폭우로 인도 뉴델리에서는 45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으며, 인도 전역에서 비로 인한 사망자만 수백명이 발생했다. 슬로베니아는 하루에만 한달치 강수량에 버금가는 양의 폭우가 쏟아지는 최악의 자연재해를 겪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산사태와 갑작스러운 홍수를 일으킨 폭우로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가 발생하는 등 사상자와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에서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5년만에 역대 최고치의 비가 내려 막대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보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속출한 기상이변은 지구 대기 온도가 점점 높아지는 현상인 ‘지구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지구 전역에 걸쳐 강수량의 변화가 일어나며 기압과 토양 수분의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 때문에 기상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지구의 역사를 보면 기후변화는 늘 있었다. 빙하기도 있었고, 조금 따뜻한 간빙기도 있었다. 문제는 현대에 들어서면서 온도 상승 속도가 너무나 빨라졌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2만년 전부터 1900년까지 지구의 온도가 6.1℃ 상승했다고 추정한다. 100년에 약 0.03℃가 오른 것이다. 그러나 산업화가 이뤄진 1900년부터 2000년까지 100년간 지구 온도는 1.1℃나 상승했다.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가 끝나고 지구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시작했다고 언급할 정도로 현재 지구온난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 같은 지구적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그 핵심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ESG 경영과 RE100 제도다. ESG 경영은 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등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ESG 경영을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이 바로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로 RE100으로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국내기업까지 세계 400여개가 넘는 기업이 가입해 캠페인을 넘어 국제적 규범으로 거듭나고 있다.

환경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이미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실천하기 위해 거래 기업이나 협력사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 흐름에 반드시 동참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오는 9월 열리는 제214회 임시회에서 동구 내 기업의 ESG 경영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담은 ‘울산광역시 동구 ESG 경영 지원 조례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동구에 위치한 대기업인 HD현대중공업은 탄소중립 이행 로드맵을 세우는 등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미포지구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고,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친환경 미래 자동차 부품 집적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라 앞으로 동구 내 중소기업의 ESG 경영 지원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전망이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있다. 작은 것이라도 모이고 모이면 나중에 큰 것이 된다는 뜻이다. 지구적인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곳곳의 크고 작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이번 조례안도 기후위기 극복의 작은 티끌이 되길 바란다.

윤혜빈 울산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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