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태화강에 추진 중인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건립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울산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하천점용 협의가 잘 안 됐기 때문이다. 낙동강청은 부유식 콘크리트 부잔교 설치와 관련, 유수 흐름에 지장을 줄 수 있고, 호우로 시설물이 유실됐을 때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울산시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냈다.
낙동강청의 의견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최근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태화강변에 시설물을 설치한다는 것은 모험이 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홍수가 빈발하고 있고, 홍수 규모도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커지고 있는 마당에 환경청을 계속 설득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울산시는 조속한 시일 내에 다른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태화강이라는 보기 드문 자원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도시들은 강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사업을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 서울의 한강처럼 울산의 태화강도 잘만 개발하면 멋진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또 시민들에게는 좋은 체험 장소가 될 수 있다. 특히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울산 태화강은 수많은 역사·문화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울산의 보배라고 할 정도다.
태화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는 민선 8기 ‘야외체육시설 조성’ 공약의 3가지 이행계획 중 하나로 일반인에게는 카누, 카약, 조정, 패들보드 등의 수상스포츠 체험장을, 동호인이나 전문체육인에게는 수상스포츠 훈련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시는 지난 2021년 제7차 울산권 관광개발계획에 이를 반영했으며, 지난해에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까지 마쳤다. 시는 올해 안으로 환경청과 하천 점용 협의를 마무리 짓고 실시 설계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낙동강청은 태화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건립에 난색을 표했다. 체험센터 자체가 위험시설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울산에서는 시립미술관을 태화강에 건립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건축가들 사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 울산시 민선8기는 태화강 한 복판에 3600억원을 투입해 3000석 규모의 거대한 공연장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건축공모에 응한 건축가는 없었다.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부지는 국가하천으로 지정돼 있다. 국가하천의 점용허가를 받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이다. 더욱이 태화강은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스포츠 체험센터는 여러모로 필요한 시설임에 틀림없다. 울산시의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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