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구 자연감소 역대 최대, 인구절벽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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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구 자연감소 역대 최대, 인구절벽 직시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3.09.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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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인구가 역대 최대폭으로 자연감소 했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6월 인구 자연 증감분(출생아 수-사망자 수)은 -8205명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1981년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이 가운데 울산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탈울산 행렬이 93개월째 이어지며 인구가 110만4448명(2023년 8월말 기준)까지 줄어들었다. 울산은 다른 어떤 도시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뜻이다. 생산과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인구가 한쪽으로 편중되면서 사회가 전체적으로 와해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2750년에는 한국이 인구 소멸로 사라지는 국가 1호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연간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40년 전인 1983년 51만5000명에 달했다. 그러던 것이 1993년 48만2000명, 2003년 24만9000명, 2013년 17만명으로 줄었다. 그러다 2020년 처음으로 자연 감소(-3만3000명)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12만4000명(잠정)까지 줄어들었다.

울산의 경우 지난 6월 출생아 수는 363명으로, 지난해 12월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적었다. 사망자 수는 48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3% 증가했다. 출생아가 줄고 사망자는 늘면서 120명 자연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17년(9381명) 처음으로 1만명 아래로 떨어졌던 울산 출생아 수는 2018년 8149명, 2019년 7539명, 2020년 6617명, 2021년 6127명, 2022년 5399명 등으로 매년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합계 출산율 또한 지난 2020년(0.98명)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매년 최저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통계청의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는 우리나라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준다.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에 비해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 비중이 56.5%에서 36.4%로 줄었고 이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중은 38.5%에서 14.9%까지 떨어졌다. 반면 동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비중은 80.9%까지 늘었다.

인구문제는 어느 정부 또는 자치단체장도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임기가 끝나면 누구의 책임도 아니기 때문이다. 도시가 소멸되면 국가도 소멸될 수 있다는 자명한 이치를 위정자들은 일부러 외면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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