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서가 지나면서 맹위를 떨치던 뙤약볕이 서서히 사그러들고 있다. 산과 들판에는 한여름의 불볕더위와 맞바꾼 농부들의 구슬땀을 먹고 자란 탐스런 열매가 황금녘 붉은 노을빛으로 무르익어가고 있다.
그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며칠 전부터 2단계에서 4단계로 하향됐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일상의 자유로움을 누리게 됐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저기 흠집이 난 국민경제 회복을 위해 가야 할 길은 먼 것 같다. 특히, 서민경제의 주축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가혹했던 인내의 시간에 대한 속 깊은 치유와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때맞춰 내리는 단비처럼 황금녘 동행축제가 막이 올랐다. 지난 5월 ‘봄빛 동행축제’에 이은 ‘황금녘 동행축제’는 추석 명절에 맞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경제주체들의 기(氣)를 살리기 위함이다. ‘온 국민, 힘 모아 기(氣) 살리기!’ 슬로건 아래 관계부처·지자체·민간기업 등이 원팀이 되어 8월30일부터 9월27일까지 29일간의 여정으로 전국 곳곳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펼쳐진다.
특히, 추석명절에 맞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제품의 대대적인 할인·판촉과 지역축제들도 열려 볼거리·즐길거리·살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영광 ‘불갑산 상사화축제(9월15~24일)’ 같은 지역축제 90개가 전국적으로 개최되며,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45개)과 공공쇼핑몰 (54개)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제품 할인쿠폰 발행(최대 50%)과 타임세일, 특별기획전을 진행한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카카오 등 O2O 플랫폼 기업들도 소상공인 지원에 동참해 할인쿠폰과 광고 등을 지원한다.
맛집 소상공인, 지역상권, 전통시장 등 경제주체를 응원하고, 주간단위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경제주체 기(氣) 살리기 챌린지’도 진행한다. 각 주간에 맞춰 맛집과 백년가게,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홍보에 동참하면 할인쿠폰 제공, 카드청구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동행축제기간에 온누리상품권 특별 할인판매(할인율 10%, 지류 월 100만원, 카드·모바일 월 150만원)를 진행한다. 온누리상품권을 할인구매 해 행사기간에 사용하면 훨씬 저렴하고 착한소비가 가능하다.
울산에서도 전통시장과 연계한 동행축제가 성대하게 열린다. 울산시 상인연합회와 협업해 ‘전통시장 우수상품 전시회(9월22~23일)’ 행사와 연계한 판매전을 개최한다. 태화강 고수부지 일원에 마련되는 축제장에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청년상인 등 90여개 팀이 참가한다. 먹거리와 드립백 커피, 생활용품 등 제품 할인판매와 농축산물 타임세일, 떡메치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이 밖에도 시민가요제와 버스킹 공연 등으로 폭염과 경기부진으로 지친 시민들에게 활력과 위로를 드릴 예정이다. 부산지역 전통시장 10여 곳도 동행축제에 함께 참여해 기장미역, 붕장어 등 특산품 할인판매로 일본 오염수 방류로 위축된 수산물 소비촉진에 나선다.
지난 5월 ‘봄빛 동행축제’는 전국적으로 261개 유통채널과 2만3000개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참여해 총 1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울산에서도 ‘울산고래축제’와 연계한 특별판매전에 22개 업체가 참가해서 약 7000만원의 매출성과를 거뒀다. 지역축제와 연계한 동행축제를 안착시키는 싹을 틔운 셈이다.
동행축제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지자체, 공공기관, 공기업, 대·중소기업 등이 먼저 장보기 캠페인과 선물구매 등에 솔선해서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황금녘 동행축제’를 찾는 발길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로 수산물 먹거리에 대한 우려와 논쟁이 뜨겁다.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혼란과 기피 움직임으로 인해 코로나 시기를 어렵게 버텨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다’ 라는 속담과 같은 상황에 처해질까봐 전전긍긍하는 한숨 소리가 시민들의 동행축제 동행으로 희망과 기쁨의 노래로 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종택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