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광역시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를 주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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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울산광역시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를 주관하며
  • 경상일보
  • 승인 2023.09.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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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혜 한국지역사회맞춤교육협회장

숲의 요정이라는 애칭과 함께 계란프라이를 똑 닮은 꽃 데이지는 햇볕이 쨍하고 뜰 때 꽃이 활짝 이쁘게 피어나서 태양의 눈 데이지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국화과인 데이지는 여느 꽃들과 마찬가지로 색깔과 모양이 너무나 다양해 그 이름도 여러가지이다. 잉글리쉬데이지, 샤스타데이지, 아프리칸데이지, 로빈슨데이지 등. 하지만 많은 데이지들과는 달리 국화과가 아닌 데이지도 있다 .

국화과가 아닌데 데이지라는 이름을 가진 이유는 그 생김이 데이지들과 닮아서라 한다. 외모의 닮음을 통해 얻게 된 이름 때문인지 리빙스턴데이지의 꽃말은 평등이다.

평등! 참 어려운 단어다. 하지만 평등이란 이 어려운 단어를 우리 아이들이 쉽게 접하는 애니메이션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주었다. 그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바로 ‘겨울왕국’이다.

‘Let it go~~Let it go~’ 전 세계가 이 노래 한 곡에 빠졌고 뜻도 모르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영화 주제가의 한 소절인 렛잇고를 무한 반복했다. 딸을 키우는 집이면 하나쯤은 구매했을 최고의 아이템 주인공 안나, 엘사의 드레스와 장갑.

영화 ‘겨울왕국’은 겨울에 빠진 아렌델 왕국의 봄을 되찾기 위한 힘든 과정에 공주 한 명이 아닌 자매 공주 둘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두 공주에게는 이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와는 눈에 띄는 뚜렷한 변화가 있다. 그 변화는 바로 남성 의존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여상상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1, 2편 모두 두 공주의 자매간의 사랑과 화합으로 대미가 장식되며 영화 내내 왕자에 의한 신분의 변화나 운명의 변화 같은 영향력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디즈니 작품들 대다수의 여주인공은 수동적이고 가녀린 여성상으로 많이 표현되었다. 대표적인 작품들 중 신데렐라는 왕자가 보낸 유리구두에 발사이즈가 맞아 신분상승을 했고, 백설공주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왕자님의 키스로 깨어났다. 또 인어공주는 왕자와 사랑을 이루지 못하자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슬픈 이야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겨울왕국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스토리인 백마 탄 멋진 왕자의 등장 없이 그동안 디즈니 작품 속의 연약하고 수동적이던 여주인공 모습을, 현명하게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내는 능동적인 여주인공으로 표현했다. 이 영화를 통해 남성, 여성의 역할론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남아선호사상으로 아들을 귀히 여겼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100년 전쯤부터 세계 여러나라에선 여성인권을 찾기 위해 움직였고 미국은 1920년, 영국은 1928년에야 비로소 여성참정권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면서 임시헌장에 여성참정권을 보장했으나 실제로는 1948년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된 이후 보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참정권으로 여성인권의 모든 것이 보장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안타까운 현실은 여성인권을 외치기 시작하며 극단적인 사상과 행동들이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맘충, 남충, 여초, 남초, 한남 등의 단어들은 어느 순간 젠더 갈등을 부추기며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버린 단어가 되었다. 또한 양성평등에 대한 정의도 여러 의견들로 좁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남아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내용이 헌법 제10조에 명시되어 있다.

자본주의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 사회, 정치적으로 위기가 심화되기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이해하고 상호 존중해야지만 이 위기의 시대를 이겨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한 젠더갈등의 핵심요인 조사에 따르면 남녀응답자 모두 언론, 인터넷 등을 통한 과도한 갈등 확산을 꼽았다. 지금이야말로 양성평등에 대한 많은 토론들이 건설적으로 이루어지고 각자의 강점을 살린 역할을 통해 상호 이해하고 존중하는 시간을 함께 해야 할것이다.

정은혜 한국지역사회맞춤교육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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