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달 탐사: 인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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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달 탐사: 인류의 미래
  • 경상일보
  • 승인 2023.09.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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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달은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방아 찧는 모습을 상상했던 것처럼 우리 조상들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달을 보고 시를 짓고 노래를 부를 정도로 우리에겐 친숙하다. 최근 이러한 달에 대해 세계의 몇몇 나라들이 달 탐사에 불을 붙였다.

달은 반지름이 약 3500㎞, 질량은 7.34×1022㎏으로 자전과 공전주기가 같다. 약 27.3일의 동주기 자전운동을 하므로 지구에서 보면 항상 같은 면(한 면)만 볼 수 있다.

달은 지구에 없으면 안 되는 필수불가결의 유일한 위성이다. 만약 달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구와의 인력이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조수 간만의 차가 생기지 않는다. 그로 인해 밀물과 썰물이 존재하지 않아 지구해양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우주로부터 오는 행성이나 운석들로부터 충돌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달 뒷면에 생긴 수많은 크레이터 자국이 지구를 보호하고 있다는 그 증거로 남아있다. 가끔 지구에 직접적으로 떨어지는 매우 작은 행성이나 운석들은 대기와의 충돌로 인해 불타서 소멸되거나 부서져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이런 연유로 달은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인 것은 틀림이 없다.

인류 최초의 달 탐사선은 소비에트연방공화국(현재의 러시아)에서 1959년 1월2일에 발사된 루나 1호다. 이후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1969년 미국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해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 딛게 된다. 달에는 대기가 없어 풍화, 침식작용이 없기 때문에 그 발자국은 아직도 선명하게 달에 남아 있으며 지금도 지구상에서 관측된다. 미국의 아폴로 계획은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유인 달 탐사가 끝나고 흐지부지해졌다.

최근에 이르러 중국은 달 뒷면(지구상에서 보이지 않고 통신도 힘든 지역) 착륙에 성공(2019년 1월3일 창어 4호)했고,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2023년 8월23일)하면서 달 정복을 향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면 달 탐사가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달의 부존자원 확보와 화성 등 심우주 탐사를 위한 중간 기착지로의 활용 가능성뿐만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환경의 변화에 따른 재앙이나 핵전쟁에 의한 지구 파괴, 그리고 소행성 충돌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최근 달의 남극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달의 남극은 적절한 일교차가 최대의 장점으로 꼽힌다.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통상 일교차가 300도에 달해 모든 시설물이 극한 기온을 견뎌야 하는 구조다. 하지만 달의 남극은 일교차가 10도 가량에 불과하고, 해가 1년 중 80% 비춰 태양광 자원 활용도 가능하다. 현재 달의 남극에는 얼음형태로 ‘물 38억ℓ’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남극에는 물 말고 귀한 천연자원도 많다. 핵융합 원료인 헬륨-3과 함께 스마트폰 등과 같은 전자제품 제조에 필요한 희토류를 비롯해 우라늄, 백금, 수은 등 희귀 자원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지구에서 희귀한 헬륨-3은 달 남극 표면에만 인류가 약 1만년 넘게 사용할 수 있는 양인 약 100만~200만t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헬륨-3은 지구의 화석연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갖고 있으며, 꿈의 에너지로 불리며 미래의 핵융합 연료로 주목받는 원소이다. 헬륨-3 1g이면 석탄 약 40t에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 수 있으며, 이 에너지를 생산하면서 탄소나 방사능 폐기물도 배출하지 않아 환경오염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현재까지 무인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최근의 중국과 인도뿐이며, 달 궤도선 탐사에 성공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러시아, 일본, EU, 중국, 인도의 7개국이다. 우리나라는 2022년 8월5일 첫 번째 시험용 달 궤도선 다누리(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를 발사했다. 현재 상공 100㎞ 원궤도 진입에 성공해 탐사임무를 수행 중에 있다.

1979년 제정된 달 협약(Moon Treaty)에 의하면, 달 등 천연 자원은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달 궤도선 다누리의 성공적인 달 탐사를 넘어 달의 남극과 뒷면에 착륙선을 보낼 수 있도록 과학계와 정부의 지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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