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2주일 남짓 앞두고 울산의 소비자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주요 성수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져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이 작년보다 적을 것이라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오히려 더 올랐다. 특히 냉해와 집중호우 등으로 작황이 부진한 사과와 배, 복숭아 등 과일값은 최대 3배가량 폭등했다. 명태·멸치 등 농수산물의 수입가격도 1년 전보다 올랐다. 치솟는 소비자물가에 추석 밑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울산지역 8개 외식품목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13.79%가량 상승했다. 삼겹살(200g)과 삼계탕은 1만5000원대를 넘어섰고, 냉면과 비빔밥 한그룻은 1만원선에 근접했다. 공공·개인 서비스 요금도 죄다 올랐다. 공공요금 중 울산의 시내버스 요금(1500원)과 가정용 상수도 요금(1만6250원)은 전국 최고치를 찍었다.
한동안 잡히는듯하던 울산 물가가 다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6~7월 2%대를 유지하던 울산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3.7%로 껑충 뛰었다. 국제 유가 상승에다 폭우·폭염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자주 사는 144개 품목으로 이뤄져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4%선을 훌쩍 넘겼다. 그런데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 보다 4.9%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당국의 발표와 생활품목 구입으로 느끼는 소비자들의 체감물가간 괴리감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염려스러운 점은 추석이 다가올수록 과일 등 농수산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사과와 배 뿐 아니라 감귤, 포도, 복숭아 등 단감을 제외한 주요 과일 가격이 작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주요 수입품목들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고됐다. 관세청 고시에 따르면 79개 농축수산물 폼목 중 고추류, 참깨, 김치, 명태, 붕장어 등 18개 품목의 수입 가격이 1년 전보다 상승했다. 이들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은 추석 장바구니 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서민들은 치솟은 과일, 채소 가격표를 보면 장보기가 두렵다고 호소한다. 물가 오름세가 워낙 가파르다보니 추석 차례상에 올릴 품목 조정을 고려하는 가구도 많다고 한다. 물가 상승은 결국 서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주고 이는 움츠러든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서민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울산시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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