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독서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고자 한다.
첫째, 학습만화는 독서의 초기 진입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오히려 깊이 있는 독서로 가는 길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열중해서 읽는 아이들을 보면 참 대견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하지만 조금 가까이에서 보면 70~80%의 아이들이 학습만화를 읽고 있다. 학습만화는 자극적인 색으로 된 그림이 눈에 먼저 들어오며 대부분의 글이 대화로 된 구어체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고의 과정을 거쳐 깊이 있는 사색을 하기 위해서는 문어체의 문장을 많이 읽어야 한다. 학습만화는 책을 판매하고자 하는 출판사와 책을 읽히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합쳐진 책이다. 학습만화를 많이 읽은 아이들은 단편적인 지식은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들에게 조금 복잡한 사고의 과정이 포함된 문제를 내면 많이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학습만화도 초기 독서습관을 들일 때는 나름의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 학습만화에서 빠져나와 흔히 말하는 글밥책으로 잘 전환이 되어야 독서를 잘하는 아이가 될 수 있다.
둘째, 정독을 해야 한다. 우리가 등산을 할 때 같은 길을 걸어도 계절에 따라 다름 느낌이 든다. 이것은 산길을 걸을 때 주위의 나무, 돌, 바람, 하늘 등을 천천히 보면서 등산을 할 경우에 가능하다. 등산과 비슷하게 독서도 음미의 과정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2학년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한 시간 동안 책을 읽은 수대로 막대사탕을 준다고 하고, 다른 그룹에는 아무 말 없이 책을 읽게 했다. 물론 한 시간 후에 책을 읽은 양에는 차이가 났다. 하지만 읽은 책의 수준을 보니 막대사탕을 받은 그룹의 아이들은 유치원 정도 수준의 책이고, 다른 그룹은 2학년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책이었다.
셋째, 전집을 구입해 읽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있다. 전집은 아이들에게 독서는 다 해야 하는 숙제와 같은 느낌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에는 독서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길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관심이 있는 단행본 위주의 책을 구입해 주길 권한다. 아이가 부모님께 “왜 요즘 이렇게 비가 많이 와요?”라고 묻는다면 구름과 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략히 설명하고 아이 손을 잡고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관련 책을 대출 또는 구입해 읽는다면 독서에 더욱 흥미를 느끼면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백 번 책을 읽도록 말로 알려주는 것보다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어려우면서 가장 쉬운 방법이다.
가을의 시작 즈음 독서가 우리 아이들의 삶에 천천히, 그리고 깊게 스며들길 바란다.
서동업 울산 온남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