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군 상북면에 자리하고 있는 울산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에서 지난 9월16일(토) ‘상북열정축제’가 열렸다. 상북씨라는 이름을 가진 농촌 청년이 축제의 이모저모를 살펴가면서 직접 참여한다는 설정이 재미있었다. 다소 밋밋한 일상을 이어가는 상북씨가 동네 산책을 나서면서 축제에 참여하게 되고 이곳에서의 활동으로 열정 가득한 상북씨로 변모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날 상북씨로 축제에 함께한 성악가 한유랑님은 온 몸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상북열정축제’는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축제였다. 울주군에 소재하는 다섯 동아리들이 모여서 무드등만들기, 새 모양의 과자에 덧칠하기, 그릇만들기 등의 체험형 작은 축제였다. 그 중에 동네문화반장이라는 두 분이 전체 일정을 관리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번개와 천둥을 동반하면서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여줬다. 1부, 2부, 3부로 정해진 일정은 각각 참여자가 다르지만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참여도가 높았다. 날씨도 좋지 않았지만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축제라서 그런 것 같았다. 작은 축제였지만 참여도와 호응도가 좋아서 다들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색깔있는 작은 축제의 활성화 가능성이 보였다.
지역적으로 반딧불이 관찰행사 및 축제를 하는 곳이 여러 곳이 있다. 가까운 부산의 태종대, 이기대, 장안사 인근에는 운문산반딧불이들이 서식하고 있다. 50개체 이상이 서식하는 곳이다. 한 달 가량 출현하는 반딧불이의 개체수를 파악해서 평균값을 낸 수치이다. 해마다 개체수는 달라지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행사는 이어지고 그 행사를 통해서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되고 곤충의 빛을 보면서 탄성을 지르게 된다. 어릴적의 이런 추억들은 마음속 깊이 남아 있어서 추억의 불빛이 되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게 된다.
운문산반딧불이의 빛은 반딧불이 중에서도 가장 강한 빛을 낸다. 펑~펑~이라는 표현으로 빛의 형세를 이야기 하지만 실제 30마리만 있어도 감탄사가 터진다. 아쉽지만 우리 울산은 이런 서식지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늦반딧불이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대신마을에도 올해는 30개체를 헤아리기 어려웠다. 늦반딧불이 애벌레들은 간혹 보였지만 그 개체는 미미했다. 이 애벌레들이 내년 8월 말경에서부터 성충으로 날아오르게 된다.
반딧불이를 증식하는 것보다는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복원의 시간은 너무나 길고 물질적인 힘이 따라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은 그래도 쉬운편이 아닌가? 스스로 자연을 보호하려는 생각들이 모여지면 한 곳이라도 보호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서식지가 있다는 것은 자연의 축복인 셈이다. 자연이 펼쳐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빛이 반딧불이의 빛일 것이다. 지금 증식하고 있는 애반딧불이들이 자연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그 때를 기다려 본다.
김강수 별빛반딧불이복원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