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민의 심장질환과 고혈압성 질환·뇌혈관 질환을 포함한 ‘순환계통의 질환’ 사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과 위암 등 악성 신생물(암) 사망률과 코로나19 사망률도 8대 특·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산업도시 울산의 구성원들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원이나 각종 유해화학물질 등 유해환경에 노출돼 ‘환경성 질환’에 고통받고 있다는 지표다. 시민들의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울산의 시민과 근로자들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일하고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환경성 질환 저감 역학조사 및 대책이 필요하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은 심장질환·뇌혈관 질환 등 순환계통의 질환 사망률(70.7명)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울산의 순환계통 질환 사망률은 벌써 5년째 전국 1위라는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연도별 순환계통 질환 사망률을 보면 2018년 80.2명, 2019년 74.8명, 2020년 75.3명, 2021년 71.7명 등으로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심각하다.
순환계통 질환은 심장, 혈관, 림프관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하는데, 유독 울산의 이 질환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울산에 질환의 위험 요인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에 산재한 주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소음, 스트레스 등 유해환경이 순환계통 질환자 배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정부와 울산시 차원에서 관련 질환 역학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울산의 암 사망률은 8대 도시 중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4대 암 질환 중 폐암 사망률(20.1명)은 전국 1위를 찍었고, 위암·대장암·간암 사망률도 대도시 중 최상위권에 올랐다. 이 밖에 당뇨병 등 내분비 영양 및 대사 질환 사망률(전국 2위), 코로나19 등 감염성 질환 사망률(전국 4위), 고의적 자해(자살) 사망률(전국 5위)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지표는 울산의 구성원들이 유해물질이나 유해환경에 노출돼 환경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환경성 질환은 개인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과 발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됐다. 조속히 유해인자를 줄이지 않으면 시민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다. 사업장의 오염물질 배출·소음 저감 등 산업단지 환경 개선, 고령자와 근로자 건강관리 강화 등 환경성 질환으로부터 시민을 지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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