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구조 고도화와 이차전지 등 신산업 유치로 성장엔진을 재가동하려는 울산의 야심찬 큰 걸음이 ‘공업용수 부족’이라는 난제에 부딪히고 있다. S-OIL 샤힌 프로젝트를 비롯해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자동차부품전용단지 조성 등 폭증하는 산업단지 개발 수요에 부응하는 용수확보 대책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공장 가동에 필수요소인 공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기업들의 울산 투자유치 붐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완공된지 20년이 지난 울산 공업용수도사업(낙동강 계통 확장)과 온산정수장 확장, 공업용수 정수장 신설 등 안정적인 공업용수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울산시 등에 따르면, 수자원공사가 온산국가산단에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온산정수장은 현재 공급시설 용량(하루 34만t) 대비 하루 6만~7만t 정도의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S-OIL이 9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샤힌 프로젝트 준공(2026년) 이후 정수장 시설용량이 한계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석유화학시설 가동에만 하루 5만1000t의 공업용수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후에도 계속 온산국가산단 입주기업의 신·증설과 온산공단 추가 확장이 계획돼 있는데도 이에 필요한 공업용수 추가 확보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고려아연, LS M&M 등 많은 기업들이 공장 신증설을 추진 중이며 온산국가산단 확장 사업도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강양·우봉지구 기업 입주가 본격화되면 공업용수 수요도 크게 늘어날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울산권 공업용수권을 쥔 수자원공사는 현재 추가 용수확보 대책이 없다고 한다. 공업용수 적기 확보를 요구하는 울산시의 요청에 공사측은 S-OIL 외에는 용수공급이 어렵다고 했다. 사업 승인이나 고시가 난 단계부터 용수 수요를 국가 계획에 포함해 용수확보대책을 마련한다는게 공사의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산업단지 투자 또는 집행 계획을 세운 기업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이 최근 환경부의 제1차 국가물관리계획을 토대로 실시한 물수급 시뮬레이션에서 울산 산업단지(5곳)의 경우 미래 생활·공업용수의 부족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하지만, 울산의 이차전지 특구 지정과 기업 투자 확대 등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공업용수 부족시 추가 용수 공급을 위한 수원 확보 및 수도시설의 확충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자칫 공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해 다잡은 기업을 놓치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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