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의 탄생은 독일 태생의 스위스 경제학자인 ‘클라우드 슈바프’가 의장으로 있는 2016년 세계 경제 포럼에서 처음 주창되었다. 현재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등 7대 분야의 새로운 기술 혁신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업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등의 ICT를 활용한 농축산업 부문의 융·복합 기술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농촌 융·복합산업’의 지능형 농장인 ‘스마트 팜’이다. 스마트 팜은 스마트(Smart)와 농장(Farm)의 합성어이다. 기존의 경작 방식을 넘어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농작물을 재배하는 첨단 기술이 접목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시킬 수 있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는 스마트 팜을 활용한 새로운 6차 산업 형태의 시스템을 마련하여 적극 장려하고 있다. 또 일자리도 만들고 있다. 더 나아가 스마트 팜과 발달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연계하여 자립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치유농업’이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 팜과 장애인 표준사업장 연계는 일자리 제공이나 자립지원 측면에서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신호로 나타나고 있다. 발달장애는 각 개인마다 장애의 편차가 크다. 그래서 표준 직업 훈련이 어렵다. 그렇다 보니 취업률이 낮을 수밖에 없고 그들의 사회화는 더딜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부터 충분한 재활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정작 어른이 돼서 갈 곳이 없다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 것이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꿈’에 불과할 뿐이다. 꿈에 불과한 것을 일상으로 만들어 준 것이 바로 스마트팜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준 곳인 것이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복지 선진국들은 적극적인 사회적 농업을 이미 장려하고 있다. 장애인과 노인을 고용하여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농업부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부도 2020년부터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 구축·운영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며, 직업훈련 및 교육을 통한 창업·자립의 기회를 제공하여 재배부터 생산, 판매까지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경기도 여주시의 ‘푸르메 소셜 팜’, 충남 태안군의 ‘곤충 사육 스마트 팜’, 광주시 광산구의 ‘엽채류 스마트 팜’, 제주도의 ‘표고버섯 재배 스마트 팜’, 경남 진주시와 전북 익산시의 ‘새싹 삼 재배 스마트 팜’ 등 많은 지자체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장애인 일자리 사업’으로 환경 정비, 실버케어, 사서 보조 등 기존의 한정적인 직무에 국한하지 않고 이들 일자리에 스마트팜, 문화 예술 직무를 개발해 운영 영역을 확대했다.
이처럼 발달장애인이 현실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일터를 제공하는 것이 그들과 사회를 위한 진정한 자립과 통합이 아닐까. 스마트 팜과 장애인 표준사업장 연계는 발달장애인이 보호받는 대상을 넘어 농업기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 필자는 생각한다. 직업훈련 참여 기회가 적은 발달장애인에게는 농업의 상생 가치를 활용해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매우 뜻깊은 일이다.
스마트 팜과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연계, 충분한 교육을 통해 그들의 자립을 실현할 수 있다면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울산도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을 구축·운영하고 있는 타 시도의 사례를 보며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준비할 시간도 충분히 있다. 시는 우리 시가 직면한 사회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주길 바라며, 도전해 주길 바란다. 울산시에 살고 있는 많은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진정한 자립을 이루고, 6차 산업시대를 선도하여 산업수도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방인섭 울산시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