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도시인 울산지역의 전기차 화재진압 장비가 전국 시도 가운데 최하위 수준에 그쳤다.
전기차 화재의 경우 초기 진화가 힘들고 인근 차량으로 불이 번지는 등 대형화재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만큼 장비 확충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울산지역 전기자동차 화재 진압 장비는 △질식소화덮개 9개 △이동식수조 5개 △관창 15개로 총 29개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17개시·도 중 제주 27개 다음으로 가장 저조한 수치다.
경기도가 334개로 가장 많았고, 충남 231개, 강원 205개 순이었다. 울산과 인접한 부산은 133개, 대구 44개였다.
전기차 화재진압 장비는 화재의 확산을 막기 위한 질식소화덮개와 전소 후 화재진압을 완료하기 위해 차량을 수조에 넣는 이동식 수조, 화재 부위에 물을 직접 분사시키기 위한 관창 등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타 지자체보다 적은 친환경 자동차 보조금 예산으로 울산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가 적은 만큼 화재 진압 도구 보유률도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기준 시에 등록된 전기자동차 수는 6492대다. 세종시(3674대)보다 1.7배 많지만 세종시의 화재진압장비 32개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동식수조의 경우 각 소방관서에 한 개씩 보유하고 있으나, 북부소방서는 이동식수조가 없다. 북구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시 즉시 수조 투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전기차의 특성상 사고에 의해서든 충전에 의해서든 배터리의 이상 고온 현상이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로 덮개, 수조, 관창이 유기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실제 지난 3월 국립소방연구원이 발표한 ‘전기자동차 화재대응 가이드’에서 전기자동차 화재의 경우 관장형 도구로 차량을 냉각시킨 후 질식소화덮개를 사용해 수조가 설치된 외부 공간으로 차량을 이동시켜야 한다고 안내한 만큼 균형적인 장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친환경 자동차의 화재진압 장비를 지난해부터 보유하기 시작한 관계로 보유량이 비교적 적은 상태”라며 “내년에 관창 30여개와 이동식수조 2개 등 더 마련해 모든 관서에 배치할 예정으로, 앞으로도 계속 장비를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회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전기차로 인한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 전기차 화재진압 장비 보강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