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원자력 에너지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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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원자력 에너지의 두 얼굴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3.10.1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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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에너지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독일, 스페인 등 몇몇 유럽 국가들은 탄소 제로 목표 달성의 어려움 때문에 원자력 발전 에너지원을 녹색 에너지원 중에 포함시키기로 한 바 있다. 2020년 현재 세계에는 총 445기의 상업 발전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우리나라는 24기가 가동 중에 있다.

최근, 이산화탄소 등 온실 기체에 의한 기후변화 임계점(1.55도) 도달이 빠르면 8년 이내로 예측되면서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탄 3.3t이 생산하는 에너지를 우라늄 1g이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말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일본 정식 명칭은 ‘처리수’)를 해양에 방류했고, 며칠 전 2차 방류를 시작했다. 그리고 반경 3㎞ 이내 10곳에서 채취한 바닷물을 분석, 측정한 결과 방사능 기준치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현장 IAEA 전문가가 확인하고 발표했다. 계속해서 내년 2월까지 총 3만1200t의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보관 중인 오염수의 2.3%에 해당한다. 주도권을 쥐고 있는 IAEA에서는 앞으로 30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에 걸쳐 방류해야할 수도 있다고 했다.

가까운 우리나라의 직접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또한 오염수에 대한 투명한 정보와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되는 삼중수소는 베타선을 방출하지만 방출에너지가 크지 않아 다른 방사능 물질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방사능 물질인데, 이유가 뭔지 궁금할 뿐이다. 사고 직후 노심용융(멜트다운)을 부인하는 거짓말을 해 사고를 더욱 심각하게 키운 잘못 때문에 신뢰를 잃어버린 탓도 있을 것이다.

이달 5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0년동안 중지했던 핵실험을 다시 재개할 수 있다는 여지의 말을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의하면 1945년부터 2016년 1월까지 8개 국가(미국, 러시아(소련),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북한)가 총 2055번의 핵실험을 했다고 한다. 가장 많은 핵실험을 한 나라는 미국이며 다음은 소련(러시아)이다 2000번 이상의 대기권 핵실험으로 인해 환경 속에 퍼진 방사능의 실효선량 당량값으로 계산하면 몇 세대에 걸쳐 30만명에서 1000만명 이상에게 암으로 인한 죽음을 가져올 수 있는 수치가 나온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의료용, 산업용, 연구용 등에 각종 인공 방사성 핵종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사용 과정에서 사고나 폐기물 방출로 인한 환경 속으로의 방사능 방출은 장기간에 걸친 방사능 오염을 초래하게 된다. 물론, 주된 오염은 원자력 발전과 핵무기와 관련되어 일어난다. 이 경우 소위 죽음의 재(방사능 물질)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방사능 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정량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급성 방사성 증후군, 장기적인 이상 증세, 세포 조직 손상, 암 발생, 자손에 대한 유전적 영향 등이 확인되고 있다, 방사성 핵종은 체내의 특정 부분에 축적되기 쉬운 성질이 있다. 방사성 라듐, 스트론튬, 플루토늄은 화학적으로 칼슘과 유사하기 때문에 체내에 흡입되면 뼈암을 일으킨다. 폐암은 주로 기체상의 방사성 핵종인 크립톤85나 크세논133 때문이며, 광산 노동자의 폐암은 자연방사성 핵종인 라돈에 의한 것이다. 갑상선암을 요오드131의 체내 흡입에 의해 일어난다. 갑상선 암에 걸리기 쉬운 성장기 어린이는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면 요오드 131이 체내에 들어와도 갑상선에 흡수되는 확률을 저하시킬 수 있다.

방사성 핵종을 무해화시키는 방법으로 중성자나 고속양자를 방사성 핵종에 부딪치게 함으로써 새로운 핵 반응을 일으켜, 수명이 짧은 방사성 핵종이나 안정된 핵종으로 변환시키는, 소위 ‘소멸 처리’가 검토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어 실용화에 이르지 못한 상태이다. 원자핵 붕괴로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방법 이외의 별다른 방법은 없다.

그러므로 모든 나라들은 무기 산업에 대한 투자 대신 핵융합에너지의 실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 그리고 청정에너지인 수소 이용 등 대체 에너지 기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연구 및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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