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활동의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의 2024년 예산안이 발표됐다. 총 1조7153억원 중 청소년정책과 관련된 예산안은 2352억원(13.7%)으로, 2023년 대비 173억원(6.9%) 줄었다. 여성가족부에서는 청소년 예산을 위기 청소년지원 중심으로 편성하고 일부 사업을 교육부, 법무부 등 타 부처로 넘긴다고 발표했으나 이 또한 전체적으로 예산을 삭감한 상태이다. 청소년예산 삭감 및 조정의 문제는 청소년 정책참여지원 및 청소년 활동지원 예산 등이 38억2000여만원으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되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국비와 지방비 매칭사업의 국비를 완전 삭감한 예산안이다.
청소년 활동지원 및 청소년 정책참여활동은 청소년기본법과 청소년활동진흥법을 근간으로 청소년이 다양한 활동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지원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당한 이유도 없이 국비와 지방비의 매칭사업으로 진행되는 청소년수련시설의 청소년운영위원회, 청소년참여위원회 등 유일하게 청소년 참여활동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여성가족부는 국비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지방비로 편성해 줄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지자체에 발송한 상태이다. 국비 매칭사업의 지방비 예산수립 근거가 사라진 상태에서 온전히 지자체가 그 부담을 떠안을리는 만무하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글로벌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국제교류사업과 청소년의 끼와 재능을 발굴하고 청소년 문화감수성 함양을 위한 청소년동아리 지원 및 청소년어울마당 등 축제 예산도 전면 삭감을 한 상태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학업과 진로에 대한 부담은 높아지고 일상생활에서의 다양한 경험의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청소년예산의 삭감은 그나마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청소년 성장의 기회를 제한하는 것이다. 특히 울산시와 같이 청소년활동 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자체에서는 청소년 정책참여활동 등은 소멸될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
올초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7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서는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K-청소년’을 비전으로 두고 청소년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청소년이 디지털 플랫폼과 장비에 능숙한 청소년만을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고 전 세계가 네트워킹되어 있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를 예측하고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역량을 갖춘 청소년을 의미할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은 학교 교육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활동을 통한 다양한 경험과 참여가 병행돼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삭감된 청소년 예산의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삭감된 청소년 예산을 회복하고 국가정책 사업을 지자체의 책임으로 떠넘기지 말기를 바란다.
김해숙 북구청소년문화의집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