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울산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대한 투자를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고순도 니켈 생산공장 신증설 등에 1조원을 투자한다. 지난 7월 울산지역 6개 산업단지가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이후 이처럼 조 단위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고려아연이 처음이다.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에서 ‘글로벌 1위 이차전지 소재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기업의 강한 의지가 엿보는 대목이다. 고려아연의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로 ‘이차전지 글로벌 산업 거점 도시’를 향한 울산의 야심찬 발걸음에 속도가 붙고 있다.
울산시와 고려아연은 17일 울산시청에서 1조원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생산공장 신·증설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황산니켈 생산 계열사인 켐코를 통해 온산산단 내에 연산 4만2600t 생산 규모의 고순도 니켈 생산공장을 신설한다. 투자금액은 5563억원이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고려아연은 국내 2위의 이차전지용 니켈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고려아연은 또 온산제련소 내 부지에 2025년까지 폐배터리를 활용한 저탄소·친환경 이차전지 소재 생산공장을 신설한다. 폐배터리에서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등을 추출하는 공정이다. 이렇게 되면 고려아연의 온산단지는 이차전지용 니켈의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공정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완결적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한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지난 50년간 쌓아온 독보적인 제련사업의 기술·자산을 활용해 이차전지 소재 차세대 글로벌 1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울산 대규모 투자도 최 회장이 천명한 이차전지 소재(동박, 전구체 등)사업,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사업, 자원순환 사업 등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 경영의 일환이다. 이는 기업의 재도약은 물론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의 니켈, 망간, 구리 등 원자재 공급망 안정에 이바지할 수 있다.
고려아연의 대규모 투자는 울산이 중후장대형 산업도시의 틀을 깨고 이차전지를 앞세운 혁신산업 도시로 전환하는 신호탄이다. 차제에 고려아연을 시작으로 삼성SD의 배터리와 이차전지 소재 공장 등 기업들의 투자에 속도를 내야 한다. 그래야만 이차전지 원소재 생산부터, 제조, 전기차 공급 및 사용 후 재활용에 이르는 이차전지 전주기 공급망 체계 구축을 앞당길 수 있다. 울산시와 관련 기업들의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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