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도 이공계 인력유출 위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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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서도 이공계 인력유출 위기 확산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3.10.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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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여파에 이어 정부가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오는 2025년부터 확대하는 것을 검토함에 따라 울산지역의 대학 이공계에서도 의대 쏠림 현상에 따른 인력 유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대 정원 증가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모습이다.

17일 울산지역 대학 이공계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UNIST를 비롯해 4대 과학기술원의 의학생연구원과 박사후연구원 지원 규모를 축소하지 않는다고 밝혔음에도 최근 잇따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 R&D 예산 삭감에 따른 연구 인력 축소와 연구 차질에 대한 현장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이공계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울산지역 대학 A 교수는 “의대 정원 증가에 대한 취지는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 이공계 인력 양성에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공계는 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연구 예산 부족에 대한 위기감이 만연해 있고, 유명 연구자 모임 사이트에도 우려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A 교수는 “예산 삭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데다 ‘카르텔’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균형적인 정책 발전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공계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을 막을 수는 없다며, 이공계에서도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울산 지역 대학 B 교수는 “전국 공대(이공계)에 재학 중인 인원을 약 10만명으로 추산하는데, 이 중 의대생은 3000여명으로 본다”며 “특히 UNIST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 SKY 등 상위 대학 재학생 1만명 중 1000명 정도가 의대로 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 교수는 “과연 이들이 의대로 향한다고 해서 우리 이공계의 질적인 면이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당장은 인력 유출이 우려될 수는 있으나 의대 정원이 증가하면 결국 의사 평균 소득이 하락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직업 가치가 낮아지게 돼 의대 쏠림이 바로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교육부는 정확한 의대 정원 규모가 결정된 후 의대 쏠림 부작용을 줄일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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